박지현 "이재명, ‘최강욱 건’ 발언 막았다…대선 끝나고 달라져"
친명계 "박지현, ‘자기정치’ 모습에 실망...'자격'부터 돌아봐야"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그린벨트 결과 공유 파티 ‘용감한 여정’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그린벨트 결과 공유 파티 ‘용감한 여정’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저격수’로 변신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연일 이재명 의원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른바 친명(친이재명)계 의원 중 한 명인 최강욱 의원의 성적 발언에 대한 징계를 두고 이 의원과 사이가 틀어진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위원장은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제가 대선 때 정말 열심히 2030 여성 표를 모으기 위해서 뛰었는데 대선 이후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이 의원이 달라졌다’라고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대선 때 저랑 이런 디지털 성범죄나 이런 문제에 대해서, 성범죄 문제에 대해서 단호하게 대처할 것을 몇 번이고 약속을 하셨는데 비대위원장 시절에 박완주 의원 제명권이나 최강욱 의원 사건 등에 대해서 거의 어떤 말도 하시지 않았다"며 서운한 감정을 내비쳤다.

그는 "심지어 최강욱 의원 건을 제가 이야기를 하려고 할 때 그런 발언들을 막기도 했다"며 "이것이 저는 온정주의라고 생각했다"고 이 의원의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박 전 위원장은 민주당에 들어오기 전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공론화하면서 알려졌다. 그는 ‘추적단 불꽃’ 활동가 출신으로, 지난 1월 이재명 대선 후보 캠프에 합류해 디지털성폭력근절특위 위원장을 맡아 2030세대 여성들의 이재명 지지를 이끌어 내는데 공헌했다. 이후 이 의원의 추천으로 공동비대위원장직에 임명된 바 있지만 최근 이 의원이 최강욱 의원 건에 대해 미온적 반응을 보이는 것이 탐탁지 않아 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의 ‘자격 미달’ 입장에도 당대표 출마를 밀어붙이는 박 전 위원장은 계속해서 이 의원의 당권 장악은 ‘민주당 몰락’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박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자격 예외를 인정하지 않기로 하면서 박 전 위원장의 당대표 도전은 무산됐다. 하지만 박 전 위원장은 당무위원회의 의결로 예외를 인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비대위는 당무위에 안건을 부의 않기로 결정했다.

박 전 위원장을 향한 친명계의 공격 또한 거세지고 있다. ‘7인회 멤버’로 친명계 의원 중 한 명인 김병욱 의원은 "박 전 비대위원장이 많은 역할을 했다고 높게 평가는 하는데 출마선언을 보고 너무 급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며 "그동안 청년정치의 대표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이제는 ‘자기정치를 하는 것 아니냐’라는 모습으로 비춰진다"고 쓴소리 했다.

김 의원은 또 "국민의힘에서 이준석 대표를 만들었지만 (이 대표는) 9년 정치를 하고, 많은 아픔을 겪고 당선된 것"이라며 "박 전 위원장은 당원이 된 지 5개월 됐고, 비대위원장은 2~3달 했다"고 꼬집었다.

김남국 의원도 박 전 위원장을 향해 전당대회 출마 자격도 없는 박 전 위원장에 대해 예외를 적용하는 게 맞는지 논의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치조직이 아니라 어떤 동아리의 데뷔를 하더라도 대표로서 회장으로서 어떤 자격이 있는지 보는데, 이것부터 먼저 돌아봐서 다시 판단해 봐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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