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더 이상 사회주의 노동자 천국 아니야
중국, 더 이상 사회주의 노동자 천국 아니야
  • 전순태 베이징 특파원
  • 승인 2019.03.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은 누가 뭐라고 해도 사회주의 국가다. 헌법에도 그렇게 돼 있다. 그렇다면 노동자가 주인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인간답게 노동을 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은 늘 다른 법이다. 요즘 중국의 노동 시장 현실을 보면 정말 그렇다고 단언해도 무리하지 않다. 과거 같은 노동자의 천국이 아니라 지옥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말 그런지는 역시 디테일하게 살펴봐야 알 수 있다. 우선 노동 시간이 그렇다는 사실을 별로 어렵지 않게 말해준다. 중국 노동 시장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모든 중국인 노동자들은 노동법에 의거, 월 21.5일, 하루 8시간 이상을 초과해 근무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보통의 노동자들은 주 5일, 40시간 일하면 된다는 계산은 별로 어렵지 않게 나온다. 하지만 현실은 완전 딴판이다. 공무원을 제외하고는 정도의 차이는 약간씩 나도 노동자들의 대부분이 월 평균 20∼50% 전후의 초과 노동을 하는 것이 현실이다.

◇주 6일 근무에 오전 9시 출근해 저녁 9시 퇴근

중국 후베이성 한 알루미늄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 연합뉴스
중국 후베이성 한 알루미늄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 연합뉴스

정보통신기술(ICT)이나 게임 업계의 현실은 더욱 끔찍하다. 노동자들이 법정 근로 시간의 두 배 가까이나 그 이상 일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한다. 이는 이 업계에 이른바 '6-9-9', '7-24'라는 숫자가 통용되는 현실이 잘 보여준다. '6-9-9'는 주 6일 근무에 오전 9시 출근, 오후 9시 퇴근을 의미한다. 또 '7-24'는 1주일 내내 잠도 자지 않고 일한다는 뜻으로 거의 회사에서 생활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열악하다는 평가도 무색하다.

그렇다고 수당을 제대로 받는 것도 아니다. 현재 노동법에 의하면 평일과 휴일, 공휴일의 추가 근로 수당은 시간 당 임금의 각각 150%, 200%, 300%에 이른다. 법이 제대로 지켜진다면 그래도 돈을 만지는 재미나마 즐길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수당이 100% 정도라도 되면 감지덕지한 상황이다.

중국이 노동자의 천국이 더 이상 아니라는 사실은 정리해고가 밥 먹듯 자행되는 최근 현실에서도 느낄 수 있다. 퇴직금이나 제대로 잘 받으면 그래도 해고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나 전혀 그렇지 않다. 체불을 하는 것이 다반사인데 퇴직금 같은 것을 제대로 줄 까닭이 없다.

이외에 최근에는 간부들이나 오너들의 갑질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때문에 중국이 노동자의 천국이 아니라 지옥이라는 오명은 상당 기간 이어질 수밖에 없을 듯하다. 중국 노동자들이 최근 들어 “아, 옛날이여!”를 부르짖으면서 어용이 아닌 진정한 노동조합을 결성, 자신들의 권익 보호에 본격 나서는 것은 다 이유가 있지 않나 싶다.

jayooilbo@jayoo.co.kr

더 자유일보 일시 후원

“이 기사가 마음에 들면 후원해주세요”

  • ※ 자유결제는 최대 49만원까지 가능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