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베네수엘라가 정치·경제 양면으로 파탄 탄 이유는?
[WHY] 베네수엘라가 정치·경제 양면으로 파탄 탄 이유는?
  • 최영재 기자
  • 승인 2019.0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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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인 혼란으로 심각한 경제위기에 빠져 있는 남미 베네수엘라. 이 나라는 실은 세계 유수의 석유 매장량을 자랑하며 2000년대 이전에는 남미에서 잘 나가는 나라였다. 그런데 어째서 20년도 안되는 짧은 기간에 정치와 경제 양면으로 파탄 나 버렸을까?

베네수엘라는 차베스정권 이전에는 정치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비교적 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차베스는 1999년 대통령에 취임한 다음 그때까지 미국 등의 석유 자본이 점유하고 있던 국내의 석유관련 사업을 강제적으로 국유화했다.

그리고 석유로 얻은 부를 빈곤층에 분배한다는 ‘부의 재분배’정책을 취했다. 저소득자를 위한 아파트와 학교와 병원 등을 차례로 정비하여 차베스는 빈곤층으로부터 절대적 지지를 얻었다.

그의 카리스마도 이 과정에 큰 역할을 했다.

◇차베스의 포퓰리즘

그런데 차베스가 2013년에 병사하고 그 후계자인 마두로가 대통령에 취임한 것을 고비로 흐름이 바뀌었다. 마두로 대통령은 전의 차베스 대통령만큼 인기가 없어서 구심력을 유지하려고 종래의 국회로부터 권한을 박탈하고 자신이 주도하는 ‘제헌의회’를 만들었다. 그는 현재 이와 관련 국내외로부터 반발을 덮어쓰고 있다. 더욱이 부를 분배하는 수입원이었던 석유가격도 하락했다. 석유관련 시설의 노후화도 심해졌다.

하지만 시설을 수리하려 해도 미국 등으로부터 막무가내로 탈취하는 형태의 국유화를 했기 때문에 협력을 얻을 수가 없다. 마두로 대통령은 석유수입이 줄고 있는 데도 빈곤층의 지지를 계속 유지하려고 소위 ‘선심정치’를 계속하고 있다. 이런 부작용으로 나라가 계속 피폐해 가고 있다.

더욱이 금년 1월, 미국 등의 후원을 받고 있는 과이도 국회의장이 잠정 대통령에 취임한다고 선언했다. 또 미국의 트럼프정권이 경제제재를 강화해 석유 거래가 사실상 멈추었다. 최대의 수입원이 끊긴 정부가 기능부전에 빠진 것이다.

◇정권지지파 VS 반대파 힘겨루기

현재 외신에는 과이도가 주도하는 반정부 시위가 계속 보도되고 있지만 실은 마두로 지지파의 집회도 같은 정도로 열리고 있어서 정치적인 교착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현 마두로 대통령의 주된 지지층은 군과 반미 사회주의사상을 지닌 인테리층、그리고 빈곤층이다. 과이도를 중심으로 하는 반대파를 지지하는 세력은 현상에 불만을 지닌 중산층이다.

그런데 중산층은 경제파탄으로 생활이 어려워지자 그 일부가 이미 국외로 탈출했다. 더욱이 차베스 정권시대에 철저한 반미교육을 받아 ‘혐미(嫌美) 감정’이 확산되어 있어서 서민들 가운데에는 미국이 후원하는 과이도를 솔직히 지지할 수 없다는 사람도 있다.

이 때문에 반정부 리더인 과이도는 서방의 후원자가 있어도 압도적인 지지를 얻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확대되고 있는 빈부의 격차

정치적인 교착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생활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우선 물자부족이 가속되고 있다. 얼마 안되는 물자는 미국달러밖에 사용할 수 없는 고급슈퍼와 레스토랑 등에서만 입수할 수 있는 상황이다.

베네수엘라에서 현재 최저임금은 월 6달러 정도인데, 이런 종업원들이 일하는 레스토랑에서는 저녁 메뉴가 1인당 20달러 정도로 제공되고 있다. 고급 레스토랑에는 달러 수입이 있는 부유층이 몰려들어 연일 붐비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편 일반서민은 마실 물도 부족한 상황이다. 사회주의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빈부의 차가 크게 벌어져 있다.

◇미국과 중러의 개입, 보이지 않는 해결 실마리

과이도의 후원자가 되어 있는 미국의 ‘당근과 채찍’ 정책도 마두로 정권만 아니고 베네수엘라국민을 어렵게 하고 있다. 미국은 과이도를 통해서 인도지원 물자의 공급을 베네수엘라 측에 제의하는 한편으로 경제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의 음모’라면서 인도지원 물자 반입을 막무가내로 거부하고 있다. 때문에 경제제재와 더불어 물자부족만 점점 심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과이도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국민도 있어서 과이도가 압도적인 지지를 모으지 못하는 이유의 하나가 되어 있다.

한편 러시아와 중국이 마두로 정권을 지지하며 베네수엘라를 둘러싸고 국제사회가 분열되어 있는 것도 사태를 복잡하게 하고 있다. 러시아는 베네수엘라를 쿠바와 마찬가지로 영향 아래 두고 미국에 대항하려고 하는 속셈을 가지고 있다. 중국도 석유에너지를 확보하고 남미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싶다는 속셈이 있다. 극도의 궁핍에 몰린 베네수엘라 사람들은 언제 구원될 것인가?

sopulgo@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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