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칼럼] 김정은 국가수반화 작업 진행 중...
[태영호 칼럼] 김정은 국가수반화 작업 진행 중...
  •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 승인 2019.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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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미사일 실험은 당장 없을 듯

2019년 3월 11일 월요일부터 3월 17일 일요일까지 노동신문, 중앙 TV 등 북한언론 동향을 보면 우선 북한이 4월 초 진행될 제 14기 최고인민회의 1차 회의를 계기로 김정은의 직위와 관련한 헌법수정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이 제 1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는데 이러한 현상은 북한역사에서 처음 보는 일이다. 여러 가지로 추측해볼수 있겠지만 연초부터 북한이 국가제일주의, 국기, 국조, 국풍, 국화 등을 ‘국가’를 강조한 것을 보면 이러한 ‘정상국가화’ 추진의 일환으로 내달 초 열릴 제 14기 1차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을 새로운 직위로 추천하고 이와 관련한 헌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지 않는가 생각된다.

사실 현재 김정은이 국무위원장으로서 북한의 최고통치자이나 헌법상 대외적으로 북한을 대표하는 것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다. 그러다보니 해외에 북한대사가 파견될 때 상주국 국가수반에게 봉정할 신임장도 김영남이 발급하고 다른 나라 대사들이 북한으로 파견되어 올 때도 북한의 국가수반을 김영남으로 표기하고 있다.

북한은 이렇게 애매한 국가기구구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다른 나라들에는 북한의 국경절인 ‘9.9절’에 즈음하여 외국 국가수반들이 김정은 앞으로 국경절 축전을 보내오도록 요구하고 있다.

내가 영국주재 북한공사로 있을 때 영국측에 영국 여왕이 9.9절 국경절 축전을 김정은 앞으로 보내게 해달라고 계속 요구했으나 매번 영국측은 그러한 의례적 조치를 취하려면 북한이 국가수반(Head of State)이 김정은임을 대사관 각서로 확인해 주어야 한다고 하였다.

◇현재 헌법으로는 김영남이 북한 대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그러나 실무적으로 헌법에 대외적으로 김영남이 북한을 대표한다고 되어 있어서 다른 나라에 북한의 국가수반이 김정은이라는 공식 문건을 보낼수 없었다. 법을 중시하는 서방나라 국가수반들은 김정은이 아니라 김영남 앞으로 의례적인 축전이나 서신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영국 여왕도 김정은 앞으로 축전을 보낸 적이 없다.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영국 여왕 사이에만 국가수반급 축전이 교환되었다. 아마 대외적으로 이러한 폐단을 바로 잡으려고 북한은 이번 14기 1차 회의에서 김정은의 직책인 국무위원장의 직책이든 혹은 다른 직책을 새로 만들든 김정은이 북한의 국가수반임을 명백하게 헌법에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정하려고 하는 것 같다.

만일 그렇게 되면 김영남의 최고 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직은 폐지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1970년대 김일성의 주석제를 다시 도입하는 격이 된다. 이런 경우 서방에서 유학한 김정은으로서는 서방국가 대통령이 국회의원직을 겸직하는 것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므로 북한헌법에서도 국가수반이 대의원직을 겸직하는 제도를 없애려 할 수 있다.

사실 김정은을 헌법적으로 북한의 국가수반임을 명백하게 명기하는 것은 향후 다국적 합의로 체결될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에 서명할 김정은의 헌법적 직위를 명백히 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공정이다.

둘째로, 김정은의 핵 혹은 미사일시험 재개 입장 발표가 당장 나올 기미는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3월 17일까지 북한의 노동신문이나 중앙TV 등 공식매체들은 물론 ‘우리 민족끼리’나 ‘평양방송’ 등 대외용 매체들도 최선희 부상의 대미강경 기자회견소식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특히 북한이 평양에서 진행된 최선희 부상의 기자회견에 북한언론들을 대거 참가시켜 놓고 그 내용을 보도하지 못하게 하고 오히려 외국언론들을 통해서 소식이 알려지게 하는 것은 최부상의 입을 통해 대미 압박 공세를 높이면서도 동시에 협상 판을 깨지 않으려는 북한 나름의 전술로 보인다.

◇‘수령신비화 금지’발언에도 김씨 일가 위대성 교양 더 심화

'근위서울류경수105탱크사단'을 시찰한 김정은. 김정은 우상화는 그의 군사적 능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 왔다.
지난 2012년 1월 '근위서울류경수105탱크사단'을 시찰한 김정은. 김정은 우상화는 그의 군사적 능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 왔다.

김정은 본인도 지금까지 북한언론들이 2차 미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차분히 보도하고 있는데 갑자기 자기가 나서서 뜬금없이 핵 및 미사일시험재개 입장을 발표하면 북한주민들이 심리적 혼란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셋째로, 김정은이 언급한 ‘수령 신비화 금지 발언’에 대해 북한의 선전선동분야가 더 이상 이를 구체화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3월 6일 김정은이 ‘제2차 전국 당 초급 선전일군대회’ 참가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수령을 신비화’하지 말라고 했으나 그 후 북한 언론들은 매일 김정은의 서한내용을 심화시키는 논설들과 기사들을 발표하면서도 오히려 김씨 일가에 대한 위대성교양에 더 힘을 집중하고 있다.

결국 이것은 북한에서 김씨 일가가 만든 수령 신격화, 신비화의 문헌적 기초이고 당율법인 ‘당의 유일적 령도체계확립의 10대 원칙’이 없어지지 않는 한 수령 신격화나 신비화는 없어질수 없다는 것을 다시금 보여주고 있다.

사진=자유북한방송
북한체제는 김정은의 위대성 교양을 위해 평소 그가 좋아하는 것이 소박하고 위대하다고 선전하고 있다.
사진=자유북한방송

jayooilbo@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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