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커크
도널드 커크

북한 김정은이 최근 전술핵 발사가 가능한 미사일을 미국과 한국의 주요 기지 타격용으로 배치할지 모른다는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

주한미군 2만8500명 중 일부가 7월 4일(현지시간) 미국 독립기념일 주간을 맞아 휴무에 들어간 가운데, 북한은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핵전쟁이 동시 발생할 수 있다"며 경고 수위를 높였다. 북한이 핵 운운 할 때는 다 나름의 계획이 있음을 노련한 북한 분석가들은 안다.

필자가 만났던 전인범 예비역 중장은 "북한은 특정 군사시설을 목표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국군과 미군 기지가 분명한 공격 대상"이라는 얘기다. 한국에서 다섯 번 근무를 한 경력의 데이비드 맥스웰 예비역 특수부대 대령은 북한의 ‘핵심 타겟’으로 공군기지와 주요 항구 등을 꼽았다. 비행기나 배가 닿을 수 없게 해서 주한미군 추가 증원을 막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같은 전략은 "국군과 미군이 한반도 장악을 강화하기 전 북한은 한반도 전체를 빠르게 점령할 수 있다"는 북한의 공격 목표를 달성할 최고의 기회가 된다.

맥스웰 예비역 대령이 워싱턴DC 소재의 민주주의 국방재단과 함께 내놓은 북한의 우선 공격 목표는 의심할 여지없이 국군 및 미군 공군기지다. 이들 공군기지야말로 "북한 공격 시작 후 몇 시간 내 그에 대응할 병력을 즉시 배치시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북한에게 가장 매력적이고 쉬운 공격 목표는 미군 최대의 해외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평택 미군기지)와 주한미군 사령부, 그리고 비무장지대에서 남쪽으로 65마일 떨어진 유엔군 사령부가 될 것이다. 그뿐 아니다. 오산 공군기지, 미7공군 본부, 한국이 최근 도입한 F35를 보관 중인 청주 공군기지, 그리고 군산에 있는 미군 공군기지도 있다.

빠른 공격과 거대한 타격으로 남한을 무방비 상태로 만들고 싶어하는 북한을 보면, 김정은의 할아버지 김일성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장비를 제대로 못 갖춘 대한민국 국군을 몇 주 안에 소탕할 수 있다고 확신했던 6·25 말이다. 그때와 지금의 큰 차이점은, 한국과 미국이 나서기 전 북한이 핵탑재 단거리미사일로 한반도를 공격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맥스웰 예비역 대령은 "한미 연합군이 북한의 지휘통제를 무력화시키기 전에 빠르게 남한을 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반도 남동쪽 해안에 위치한 부산 항만단지를 서울보다 먼저 공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이 주일 미군기지에서 올 증원부대의 한반도 접근을 막기 위해 부산을 동시에 겨냥할 가능성이 크다"며 "항구를 파괴하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할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이유로, 최대 철강단지가 있는 포항과 캠프 험프리 외곽의 주요 항구들을 겨냥할 수 있으며, 항만 노동자들에게 화학무기를 쓸 가능성도 경고했다.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 ‘랜드 코퍼레이션’의 베테랑 한국 담당자 브루스 베넷은, 김정은은 핵실험을 할 때마다 대형 탄두를 폭발시키겠다는 큰 그림을 품었다고 장담한다. 그는 "김정은은 이미 소형 탄두를 실험했다"며 "북한 주민들에 강한 인상을 심기 위해 대규모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넷은 2차 대전 당시 태평양전쟁의 도화선이 된 일본의 진주만 공습을 거론하며 "만일 그런 식의 기습을 받고 북한을 박살내지 못한다면 미국 대통령은 탄핵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여 년 전 탈북자들이 미 의회에서 증언한 바에 따르면, 김정일은 "미국인 사상자가 2만 명 이상이면 곧 북한의 승리"라고 자신했다. 미국인을 희생시켜 한미동맹을 파괴하려는 북한의 시도는 포기된 적 없이 대를 이어가고 있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