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김용식

취임 2개월 남짓 ‘허니문 효과’를 누리고 있어야 할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첫째 주 대비 긍정 평가는 7.7% 포인트 하락한 44.4%, 부정 평가는 9.9% 포인트 상승한 50.2%로 나타났다고 하는데, 대선 당시 득표율(48.6%)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여론조사 수치는 상기한 리얼미터뿐 아니라 다른 여론조사 업체들에서도 정확하게 ‘데드크로스’를 볼 수 있다.

윤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순방에 따른 지지율 반등 전망도 있었으나, 국내 악재의 영향을 무마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이준석 당 대표의 ‘성상납 의혹’과 ‘증거인멸 교사 의혹’, 국무위원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 문제, 글로벌 경제 위기 등 복합적인 이유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이에 지지율 하락의 1등 공신으로 꼽히는 이준석 대표가 "(윤 대통령 지지도 문제는) 내가 역할을 맡으면 20일이면 해결할 자신이 있다", "왜 윤석열 정부를 안 돕느냐고 하는데 도와달라는 얘기를 안 하고 있다"라며 또 그 가벼운 입으로 이제껏 여당 대표로서 응당 했어야 할 일을 스스로 하지 않았음을 자인했다.

최근 여의도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로는 이 대표와 ‘이핵관’들이 4가지 징계 중 어떤 징계가 결정되더라도 즉각 대응하기 위한 플랜을 마련해 두었다고 하는데, 윤리위의 징계를 불복하고 당 내 분란을 더 키우며 ‘정면 돌파’가 아닌 ‘물귀신 작전’을 통해 시간을 벌며 임기를 채울 생각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그 임기 내에 혁신위원회를 활용해 2024 총선에 이준석계 호위무사들을 공천하고 스스로도 이재명처럼 ‘방탄 뱃지’를 손에 넣으려 한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국민은 수년간 이어진 선거 패배를 딛고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국가의 정상화만을 기원하던 그들은 여당 대표의 기행이 뉴스와 언론에 보도되며, 그로 인해 임기 초의 대통령이 위기에 빠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속이 상하고 윤리위 결과를 기다리는 하루하루가 몇 년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지난 1월 대선 중에도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의 사퇴 요구와 탄핵 결의 제안까지 거론했을 정도로, 그의 행동은 젊다고 용서받을 수준을 한참 넘어섰다. 국민의힘 윤리위는 상식적인 징계 처분을 통해 당이 ‘성접대의 힘’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빈틈없는 여당으로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도울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준석의 당대표 수락 연설문 마지막을 장식하는 문장을 완성시켜줄 때가 왔다. 가수 임재범의 ‘너를 위해’라는 제목의 노래 가사를 인용한 연설이었는데, "변화에 대한 이 거친 생각들, 그걸 바라보는 전통적 당원들의 불안한 눈빛,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국민들에게 우리의 변화에 대한 도전은 전쟁과도 같은 치열함으로 비춰질 것이고…" 인용된 이 노래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이 난다. "난 위험하니까 사랑하니까, 너에게서 떠나 줄 거야, 너를 위해 떠날 꺼야" 당에 애정 따위 없으리라는 것은 잘 알지만, 당을 위해 스스로 떠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이다. 아니면 본인 말대로 지구를 떠나시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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