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본에서 환수한 ‘나전 매화·새·대나무 상자’. /대한민국 국립고궁박물관

세계 곳곳으로 흩어졌던 우리 문화재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고국으로 돌아온 문화재 40여 점을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 특별전에서 만날 수 있다(7일부터 9월 25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나라 밖 우리 문화재의 조사·연구·환수·활용 관련 사업을 담당한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설립 10주년을 맞아 마련됐다.

이번 전시엔 최근 돌아온 문화재 3점이 처음 선보인다. 그중 하나가 지난해 일본에서 환수한 ‘나전 매화·새·대나무 상자’다. 조선 후기 제작품으로 보이는데, 나전(螺鈿)기술 수준이 뛰어나고 보존 상태 또한 양호하다.

전시는 물론 학술연구 가치도 높을 것으로 평가된다. 2018·2019년 독일 소장자의 자진 기증에 의해 돌아온 ‘면피갑’(綿皮甲·조선 후기 보병의 갑옷) ‘문인석’ 한 쌍 역시 최초 공개다.

3월 미국에서 환수한 ‘열성어필’(列聖御筆)은 조선시대 왕들의 글씨(어필)모음집으로, 1722년 간행 3년 뒤(1725) 새로운 어필이 추가된 형태다. 백자 표면을 구리 안료로 장식한 ‘백자동채통형병’은 한국 선교사였던 스탠리 스미스(1876∼1954년) 소장품으로, 문화재 반출 경로가 확인되는 소중한 사례에 속한다.

앞서 환수 소식이 알려진 ‘독서당계회도’(讀書堂契會圖), 2005년 독일에서 영구 대여 방식으로 돌아온 ‘겸재 정선 화첩’도 나온다.

1부(나라 밖 문화재) 2부(다시 돌아오기까지) 3부(현지에서) 구성의 전시다. 국립고궁박물관 관계자는 "해외의 우리 문화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며, 앞날의 여정을 위한 애정어린 비판과 지지의 계기가 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추정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기준 해외의 우리 문화재는 21만4208점이다(일본·미국·독일·중국·영국·프랑스 등 25개 산재). 

올해 3월 미국에서 환수한 ‘열성어필’ /국립고궁박물관
한국에서 선교사로 활동했던 스탠리 스미스(1876∼1954년)가 소장했던 ‘백자동채통형병’. /국립고궁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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