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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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세계행복지수가 발표됐다. 4위 스위스를 제외하고는 핀란드를 비롯해 북유럽국가들이 초상위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한국은 59위로 필리핀·중국·그리스와 비슷하다. 국제사회는 핀란드를 신뢰사회로 간주한다. 세상에서 가장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들이 사는 나라라는 인증서다. 반면 한국은 OECD국가 중 자살율 1위를 지난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불명예국가가 되어버렸다.

핀란드도 90년대 초반에는 청년들의 알코올중독으로 인한 높은 자살률이 심각한 문제였다. 당시에도 경제력과 국가투명성에서 단연 앞서나가는 선진국가였지만, 핀란드 젊은이들의 정신세계는 우울했다. 수도 헬싱키 관광지 여기저기서 아침부터 술에 취해 쓰러져 자는 청년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보다 못한 핀란 드정부가 청년들에게 화요일 하루만 술을 판다는 비민주적인 결정을 내렸다.

마치 영혼을 상실해 버린 것 같은 핀란드 청년들의 모습에는 이유가 있었다. 이는 지나친 포퓰리즘 (Populism)적 복지제도로 청년들이 느끼는 미래에 대한 상실감이었다. 노력해도 미래가 없는 사회, 잔뜩 미래세대에게 빚만 지우는 기성세대, 적당히 일하지 않고 놀아도 청년실업급여 안겨주는 정부 등이 문제였다.

핀란드 정부는 이런 사회문제를 정면으로 직시했다. 먼저 복지제도를 축소했고, 교육제도를 개선했다. 전국적으로 수많은 정신상담사들을 고용해 청년들의 심리상태를 개선해 나갔다. 그 결과, 2천년 이후로는 명실공히 선진국으로서의 건전한 국가위상을 다시 회복했다. 세계행복지수에서도 단연 1위를 유지하는 모범국가가 됐다.

20세기 소련의 압제 하에 있었던 체코·헝가리·폴란드에서도 청년 자살률이 극단적으로 높았다. 그 이유는 미래를 상실한 젊은 세대의 좌절감이었다.

지금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냈던 대한민국 청년들이 좌절감에 빠져있다. 특히 지난 문 정권 5년의 실정이 대한민국 청년세대의 정체성과 미래를 향한 방향성을 모두 상실케 만들었다. 눈앞에 닥쳐온 세계적 경제위기 속에서 코인, 부동산 영끌, 빚투로 망가진 2030청년세대의 자살율이 더 급증하지는 않을지. 근본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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