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뉴스, 美 ‘좌파언론 시각 답습 보도 관행’ 오래된 진실
‘트럼프, 의사당 난입...폭행’ 백악관 여직원 증언 보도 베껴
조선은 거짓 증언을 거꾸로 칭찬한 NYT 기사 그대로 받아
중앙 ‘트럼프 대선 출마 조기선언’ 보도 인용 결국 가짜뉴스

한국 기자들에게 기업·관공서 보도자료는 교과서다. 그대로 베낀다. 토씨마저 똑같은 기사들이 여기저기 나오는 것은 그 때문이다. 국제뉴스도 비슷하다. 미국의 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CNN 등은 특파원·국제부 기자들의 교과서다. 역시 그대로 베낀다. 먼 나라 일이니 취재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하더라도 지나치다.

보도자료는 기업 등의 정보·주장을 일방 보도하는 위험이 따른다. 국제뉴스는 더 하다. 미국·영국 등의 언론은 좌우 이념성향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위의 뉴욕타임스 등은 스스로 좌파라 밝힌다. 한국 언론들은 그런 외국 언론들만의 시각·판단에 따른 기사를 똑 같이 보도한다. 그들이 의도를 갖고 조작하거나 사실을 왜곡·무시한 기사도 다르지 않다. 보수언론이라 알려진 신문들이 그런 외국 언론을 충실하게 따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서 한국 독자들은 좌파에 치우친 한쪽 세계만을 볼 뿐이다. 틀린 사실도 진실로 알 수밖에 없다.

미국 의회의 ‘1월 6일 조사위’ 청문회에서 백악관 여직원의 증언을 다룬 6월 30일 조선·중앙·동아 3개 신문을 보자.

조선 제목: "트럼프, 의사당 난입 현장 가려고 경호원 밀치고 차 핸들 잡으려." 중앙: "트럼프, ‘비스트’ 탈취 시도." 동아: "트럼프, 의회 난입 때 시위대 합류 시도… 말리는 경호원 목 졸라."

제목만큼 기사 내용도 3개 신문 비슷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안에서 난동을 부렸다는 것이다. 전부 좌파언론 보도를 그냥 번역했다. 이들은 끝머리에 "트럼프는 ‘그가 한 이야기는 전부 가짜이며 사기’라고 밝혔다"고 보탰다.

그러나 청문회가 끝난 뒤 몇 시간 지나 여직원 증언은 거의 모두 거짓임이 밝혀졌다. 보수언론에 의해서가 아니었다. 좌파방송 NBC의 백악관 선임기자 피터 알렉산더는 트위터에 "경호실 관계자가 ‘(경호국장) 엔젤과 운전기사 누구도 폭행당하지 않았으며 대통령이 운전대를 잡으려 뛰어들지 않았다는 사실을 의회에서 증언할 준비를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알렸다. NBC·뉴욕타임스·폭스 등이 보도했다.

CBS는 "경호원들의 폭행 부인을 확인했다"며 "이들은 이미 의회 비공개 조사에서 증언했었다. 이 기록들은 청문회에 제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만약 경호원들이 조금이라도 트럼프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면 이 위원회가 증언록을 그냥 두지 않았을 것이며, 그들을 벌써 증언대에 세웠을 것이란 뜻이 담긴 기사다.

여직원의 거짓 증언은 ‘트럼프 폭행’에 그치지 않았다. ABC는 여직원이 "1월 6일 백악관에서 트럼프가 발표한 성명을 비서실장이 구술하고 자신이 받아썼다고 주장했다. 조사부위원장은 그 종이를 꺼내 흔들었다. 그러나 백악관 변호사 허쉬맨은 그 성명은 자신이 쓴 것이라 했다. 여직원의 변호사는 확인에 응답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터무니없다.

여직원 증언은 좌파언론뿐 아니라 관계자들의 반박으로 거짓임이 속속 드러났다. 그러나 한국 언론은 경호원들 반박 등 거짓임을 드러낸 사실들은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몰랐는가? 무시했는가? 오히려 여직원을 띄우는 기사를 썼다.

조선은 "백악관 MZ세대 직원의 생생한 증언, 트럼프 기소 가능성 커져"란 제목에 "뉴욕타임스는 ‘양심적이고 용기 있는 공직자의 가치를 일깨워준 그녀에게 감사한다’는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전했다"고 적었다. 거짓 증언을 거꾸로 칭찬한 타임스를 베꼈다.

중앙은 CNN이 트럼프가 선거 출마 발표 7월 첫째 주에 할 것이라고 전한 뒤 "경호원 목을 조르며 운전대까지 탈취하려 했다...조기 대선 출마 선언을 통해...위기에서 탈출하려는 게 트럼프의 전략이라고 CNN은 분석했다"는 기사를 썼다. 역시 거짓에 대한 언급이 없다. 오히려 거짓을 되풀이했다. CNN 분석을 베꼈으나 틀렸다. 트럼프는 뉴스맥스와의 회견에서 "뉴욕타임스 등의 조기선언 보도는 가짜"라고 밝혔다.

한국 언론은 조사위의 실체와 문제를 밝히는 기사를 쓴 적이 없다. 특파원·국제부 기자들은 독자들을 국제정세 까막눈으로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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