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그린벨트 결과 공유 파티 ‘용감한 여정’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그린벨트 결과 공유 파티 ‘용감한 여정’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 불허 결정에 대해 반발하며 출마 강행 의지를 피력한 가운데 민주당에선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의 날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이재명 의원을 겨냥한 박 전 위원장에 대해 "아무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며 지적하고 나섰다.

대표적인 친명계 의원으로 꼽히는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6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 불허 결정에 이재명 의원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세상을 너무 이렇게 본인 중심으로 생각하시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박 전 위원장) 본인이 굉장히 많은 역할을 하셨지만 정치적 위상이나 이런 것들을 마치 이준석 대표나 아니면 김동연 지사님 정도의 급으로 생각해서 잘못 오해하고 계신 거라고 생각이 된다. 전혀 고민하지도 논의하지도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전 위원장 영입 당시)당원 투표를 했던 것은 민주적 어떤 인정을 받기 위한 인준절차에 불과했고, 동의를 얻는 절차였다"며 "본인만 옳다라고 하면서 자기주장만을 계속해서 고집하는 그런 태도를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비판에도 박 전 위원장은 민주당을 겨냥해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필요할 땐 온갖 감언이설로 회유해서 이용해먹고, 자신들의 기득권에 도전하려고 하니 언제 그랬냐는 듯 토사구팽하고 있다"며 민주당을 비판했다. 입당 6개월의 요건을 갖추지 못해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라 피선거권이 없다는 지도부 결정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성폭력 없는 세상을 만들자고 저를 영입했던 민주당은 지금 저를 계륵 취급하고 있다. 솔직히 요즘 저도 많이 힘들다. 하루에도 수십번 ‘내가 왜 이러고 있나’ 생각하며 한숨을 쉰다"며 "불과 6개월 전 저는 친구들과 가끔씩은 여행도 다니는 평범한 20대 여성 이었다. 포기하고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심경을 전했다.

진보진영에선 민주당이 박 전 위원장을 떨쳐내는 것은 잘못된 처사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전날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민주당이 박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를 불허한 것에 대해 "출마하겠다는데 왜 막나"라면서 박 전 위원장 피선거권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그냥 (당 대표 후보 등록)하게 해도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며 "대세에 큰 변화가 생길 것 같지 않은데 지금 모양새가 이상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대위하고 대선에서 나름대로 혁혁한 공을 세웠는데 당에서 아예 원천봉쇄한 꼴이 된 것"이라며 "중앙위원회 투표를 거쳐서 비대위원장으로 선출이 됐다면 피선거권이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굉장히 타당한 점이 있다. 당에서 유권해석을 받았으면 좋겠고 전향적으로 철회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그전에도 여러 가지 룰에 어긋나는 것들을 가져다가 특별하게 결의를 통해서 통과시켰던 게 민주당이라고 기억한다"며 "설사 피선거권이 없다 하더라도 만들어서라도 줬어야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민의힘도 그렇고 민주당도 그렇고 선거 때는 2030에 어필하기 위해서 2030 젊은이들을 잔뜩 데려다 놓지 않았나. 선거 끝난 다음에 다들 어떻게 됐나. 다 찬밥이다"라며 "이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태인 것 같아 마음이 안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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