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대회 포스터.
 

백제와 중국 남조 시대 사원(寺院)의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국제학술대회가 열린다(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부산대 대전 유성호텔). ‘불교문화로 이어지는 백제와 남조 사원의 새로운 인식’을 주제로, 한국·중국·일본 연구자들이 모인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백제의 찬란했던 불교문화를 밝히기 위해 체계적인 발굴조사와 학제 간 융복합연구를 실시해 왔다. 이런 성과들을 바탕으로 향후 백제 사원의 모습을 고증·복원할 계획이다.

백제는 한성시대 때 고구려적인 성격을 강하게 띠다가, 웅진·사비로 천도하면서 중국의 남조(南朝)문화를 받아들였다. ‘남조’란 한(漢)나라 멸망 후의 분열시대, ‘위진남북조’의 일부다. 북쪽에 들어선 위·진(魏晉) 뒤를 잇는 여러 나라를 ‘북조’, 양자강 지역에 이어진 송·제·양·진(宋·齊·梁·陳) 등을 ‘남조’라 한다. 화려함과 귀족성이 남조 문화의 특징이다. 대륙의 문물을 백제는 더욱 세련된 우아한 문화로 자기화했다. 또 그것을 다시 가야(加耶)에 전수하며 고대 동아시아 공유의 문화를 구축하는 중추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날 학술대회에선 백제시대 최대 사찰로 여겨지는 전북 익산 미륵사의 입지와 불탑 축조, 목탑 등을 살펴보며 남조 사찰의 건물배치 형태, 출토 유적 등과 비교 논의한다. 오전엔 국내외 최신 발굴조사 성과 및 심화연구와 관련해 한국 중국의 연구자가 4개의 주제 발표를 했다. ‘난징(南京)에서 발굴된 남조 불교사찰 유적과 관련 연구’ ‘남조 목탑의 축조기법과 주변 국가와의 교류’ ‘익산 미륵사의 입지와 불탑 축조’ ‘익산 미륵사 목탑을 통해 본 백제 목탑 건축’ 등이다.

이어 ‘남조 불사(佛寺)유적 출토 와당(瓦當)과 도자기의 초보적 인식’ ‘남조 목탑지 사리장엄구에 관한 고찰’ ‘중국 남북조 불사 유적지에서 출토된 와당의 문양과 제작 기술’ ‘백제 연화문수막새 변화의 시작과 전개’ 등 발표가 있은 후 발표자들과 지정 토론자 간의 질의·응답, 종합 토론이 진행된다. 학술대회의 모든 일정을 문화재청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한편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이달 8일부터 31일까지 ‘사비왕궁 함께 걷기 챌린지’도 개최한다. 백제문화유산주간(8일∼14일)에 맞춰 문화재청 백제왕도핵심유적보존·관리사업추진단, 충남 부여군이 함께한다. 부여 부소산성과 관북리 유적 일대를 걷는 게 행사의 하이라이트다. 스마트폰만 있다면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건강관리 기반 애플리케이션(앱) ‘워크온’을 설치한 뒤, 주요 지점을 방문하고 ‘인증’을 받으면 된다. 행사기간 중 유적 5곳 이상을 방문한 사람들 중 500명을 추첨해 기념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해질녘 미륵사(전라북도 익산) 동탑모습. 중국과 교류하며 동아시아 공유문화의 매개자로 활약한 백제시대의 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불교 건축물이다. /국립익산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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