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AN '영화를 다시 생각하다' 포럼…"영화 양극화로 예술·독립영화 위기"

제26회 BIFAN '리디파인 시네마: 영화를 다시 생각하다' 포럼. /연합
제26회 BIFAN '리디파인 시네마: 영화를 다시 생각하다' 포럼. /연합

'오징어 게임'은 영화일까 드라마일까.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8일 경기 부천시 BIFAN 이벤트홀에서 개최한 '리디파인 시네마: 영화를 다시 생각하다' 포럼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새 국면을 맞은 영화의 개념이 확장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행사에는 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 정민아 성결대 연극·영화학부 교수, 안치용 ESG 연구소장 등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신철 BIFAN 집행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어제 '오징어 게임'에 영화라는 이름을 붙였다"면서 "무모한 짓이라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영화라는 영역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BIFAN은 전날 개막식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 '시리즈 영화상'이라는 특별상을 수여했다.

정민아 교수는 "영화와 드라마는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융합되고 있다"면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리즈를 '긴 영화'라고 정의했다. 이어 "플랫폼과 매체가 뒤섞이는 지금 시대에 영화의 개념은 확장돼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김모네 순천향대 강사는 애플TV+ 시리즈 '파친코'를 영화감독들이 연출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OTT 콘텐츠를 어느 정도 수용하는 것이 영화계의 미래 생존전략이 될 수 있다"면서 "칸영화제를 비롯해 OTT 콘텐츠에 대한 (영화계의) 인정이 시작되고 있으니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영화관의 미래에 대한 예측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극장가가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앞으로 영화관의 모습은 새롭게 변화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민아 교수는 "현대 과학기술의 힘으로 영화관에서의 영화 감상은 강렬한 시청각적 체험이 됐다"면서 "관객이 극장에 가는 횟수가 줄어들더라도 이 체험만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러한 변화가 '영화의 양극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교수는 '범죄도시 2', '탑건: 매버릭' 등의 작품을 언급하면서 "시청각 체험이 중심이 되는 영화관람 문화는 큰 영화, 주류 영화 중심의 편성을 당연케 했다"면서 예술·독립영화의 경우 TV나 OTT를 통해 감상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치용 연구소장도 "세계적으로 '영화는 극장에서 본다'는 논리가 무너졌다"면서 'OTT 시대 본격화'를 인정하면서 아이맥스, 4D 등 전문화된 극장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세계시장을 겨냥한 넷플릭스 스타일의 영화가 주류가 된다면 예술영화나 독립영화가 고사하지 않고 독자적인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별도의 유통구조를 마련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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