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골드버그
필립 골드버그
필립 골드버그 신임 주한 미국 대사가 10일 오후 한국에 도착해 대사 업무를 시작했다.

이로써 1년6개월간 이어져온 주한 미국 대사 공백이 해소된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임명했던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대사는 지난해 1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에 맞춰 떠났다. 이후 공관 차석이 주한 미 대사 업무를 대리해왔다.

골드버그 대사는 볼리비아, 필리핀, 콜롬비아에 이어 한국이 4번째 대사 부임지일 만큼 베테랑 외교관이다.

골드버그 대사는 미국 정부 내에서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로 2009년부터 2010년까지 미 국무부 유엔 대북제재 이행 담당 조정관을 맡아 북한 2차 핵 실험에 맞서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1874호 이행을 총괄했다.

그는 지난 4월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을 불량 정권으로 칭하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언급하며 북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골드버그 대사는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언제든 강행될 수 있는 등 도발이 일상화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 고위당국자들과 수시로 만나 대북정책을 조율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동맹을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에 맞춰 기존의 군사 동맹을 더욱 굳건히 하고 동맹의 범위를 경제안보 등으로 확장하는 데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 트위터를 살펴보면 골드버그 대사는 지난달 24일 미국에서 열린 해당 지역 공관장 회의에도 참석하며 사실상 주한 대사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성 소수자로 동성인 연인과 함께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국 보수 단체들은 최근 미국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그러자 주한 미 대사관은 반발했다.

주한 미 대사관은 지난 8일 성명에서 "2021년 2월 바이든 대통령이 성소수자 권익향상 법안에 서명하면서 세계적으로 다양성과 포용성 등을 증진하려는 새로운 노력이 시작됐다"며 "주한 미국대사관 역시 미 정부의 노력을 지지하며 골드버그 대사의 한국 입국 역시 이러한 노력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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