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과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박용진 의원 등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과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박용진 의원 등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8·28 전당대회 룰이 확정되면서 당권 레이스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팬덤 열풍에 가장 유력한 당권 주자인 이재명 의원의 출마가 기정사실화되는 가운데 이를 막을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의 다크호스가 등장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민주당 내 97그룹 박용진·박주민·강병원·강훈식 등 ‘양강양박’이 모두 출사표를 던졌고, 중진급인 3선 김민석 의원과 5선 설훈 의원이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당 대표 경쟁 구도는 6파전으로 흐르고 있다. 또한 5명을 선출하는 최고위원에 지난주 3선 정청래 의원에 이어 10일 중진 여성의원을 대표하는 서영교 의원과 80년대생인 장경태 의원이 출마하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 의원은 예비경선 후보 등록일인 17~18일 공식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날 설 의원도 공식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한편 당 대표 출마를 고심했던 전해철·홍영표·우원식·전재수 의원들은 차례로 불출마를 선언했다. 친문계 전해철·홍영표 의원은 당내에서 불거졌던 대선·지선 패배 책임론을 수용, 출마 뜻을 접었고 친명계 중진 우 의원은 "이재명 의원과의 경쟁이 적절치 않다"고 했다. 97그룹 대표주자 중 하나였던 전재수 의원은 "확신에 이르지 못했다. 오늘의 제 역할을 찾아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내 비명계는 전대 구도 자체가 이 의원 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인 것은 사실이지만, 컷오프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변수가 생겨 97그룹의 선전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후보 토론회 등을 통해 비명 주자들이 적잖은 돌풍을 일으키고, 이후 막판 후보 단일화까지 이뤄낼 경우 본선에서 ‘어대명’ 대세론을 위협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를 이끌 97그룹은 다름아닌 ‘양강양박’의 박용진 의원으로 꼽히고 있다. 중앙위원이 독식해 온 컷오프 투표인단을 ‘중앙위원70%·국민여론조사 30%’로 전대 룰을 바꾼 것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박용진 의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박용진 의원은 최근 당 대표 여론조사에서 이 고문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면서 이런 가능성을 높였다.

민주당 내 강성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박주민 의원 역시 ‘여론조사 30%’의 혜택을 적잖게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은 역선택을 막기 위해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으로 조사 대상을 확정했다. ‘여론조사 30%’가 살아나면서 양박은 웃고, 양강은 우는 형국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당권 경쟁에서 구심점이 사라진 친문(친문재인)계가 이 의원의 독주를 막기위해 친문 성향의 강병원 의원에게 몰표를 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비명계 역시 강병원 의원의 당권 지지에 동참한다면 이같은 예상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양한 분석이 존재하는 것 역시 이 의원에 대한 견제가 본격 시동을 걸었다는 시각이다. 대선·지선에서 연속 패배한 민주당은 2024년 총선 필승을 위해, 향후 당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당권 주자에게 지지를 보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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