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게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징계가 내려졌다. 집권여당 대표에 대한 중징계가 향후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 이준석 대표가 징계 불복 의사를 밝히고, 권성동 원내대표 등 윤핵관들은 징계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어서 이 사태가 국민의힘 내홍을 넘어 천하대란 상태로 번질 가능성마저 점쳐진다.

사태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따지고 드는 것은 무의미하다. 어차피 벌어진 사태에서 누구의 책임이 더 큰지 따져봐야 사태를 원점으로 되돌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굳이 따진다면 이준석 대표와 윤핵관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양비론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 그런 논리는 사태의 수습을 더 어렵게 만들 뿐이다.

정치 활동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발생 가능한 변수를 줄이고, 선택 가능한 대안은 늘려가는 것이다. 변수를 줄이고 대안을 늘리는 게 어떤 방식일까? 그건 이준석 대표가 징계 조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것 외에는 수습 방안이 없다. 지금 정국 상황에서 사태가 조기에 수습되지 않으면 정국은 무한혼돈 상태에 빠져든다. 그걸 누가 가장 기뻐할까? 민주당과 좌파 세력 그리고 북한 김정은 일당이다. 거기에 중국 시진핑 등도 포함시킬 수 있다.

이준석 대표는 자신이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의 일등공신이라고 여길 것이다. 정말 그렇다면 지금 시점에 훌훌 털고 물러나는 게 맞다. 그렇지 않으면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의 공도 무의미해진다. 기껏 쌓아올린 공든 탑을 자신의 손으로 무너뜨린다면 어디로 가서 누구에게 그 공을 주장할 수 있는가? 이준석 대표는 징계 전부터 "내가 흑화하지 않도록 해달라. 나처럼 여론선동 잘하는 사람이 흑화하면 볼 만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사실상 노골적인 협박이다. 이런 발언이야말로 당대표로서 도저히 있어서는 안되는 중징계 사안일 것이다.

이준석 대표가 더 성숙해져야 하고, 어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눈앞의 유불리에 연연하지 않고, 긴 호흡을 하는 것이 어른이 되는 방법이다. 그렇게 어른이 될 때 이준석 대표는 보수의 진정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청년들도 진정 이준석 대표를 아낀다면 그를 이런 결단으로 이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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