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Fed·연준)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진행하고 있는 테이퍼링 속도를 2배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연합
미 연준(Fed·연준)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진행하고 있는 테이퍼링 속도를 2배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연합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극심한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통화 긴축정책을 더욱 공격적으로 펼치기로 했다. 국내 증권가는 이르면 내년 6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 연준은 1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발표한 성명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규모를 300억달러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런 속도면 테이퍼링 종료 시점이 내년 6월에서 3월로 앞당겨질 수 있다.

미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 물가인상률이 2%를 넘어서고, 노동시장이 완전 고용에 도달했다고 판단되는 시기라고만 밝혀 구체적인 시점을 적시하지 않았다.다만 18명의 FOMC 위원 중 다수가 내년 기준금리를 0.88∼1.12%로 예상해 내년에 기준금리를 세 차례 올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0.00∼0.25%)를 고려하면 0.25%포인트(p)씩 세 차례 정도 인상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지난 9월 18명 가운데 9명이 0.13∼0.37%를 예상한 것보다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가파른 수준이다.신한금융투자 등 국내 증권사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의 첫 기준금리 인상이 이르면 내년 6월 이후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행보로 내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압박 역시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만약 기준금리 등 정책금리 수준이 미국과 같거나 높더라도 차이가 크지 않으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 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과 시장은 내년 1분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고, 하반기에도 한두 차례 추가 인상하는 경우를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꼽고 있다. 하지만 이주열 총재는 16일

이미 지난해 하반기 두 차례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렸기 때문에 통화정책의 유연성을 확보한 상태라며 미국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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