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생이 투표장에 온다. 남녀 갈등
90년대생이 투표장에 온다. 남녀 갈등
  • 강지연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9.04.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90년대생들, 윗세대와 대화할 때보다 여자와 대화할 때 더 조심스럽고 생각 차이 크게 느껴

-여성우대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각종 취업혜택에 ‘남자만 당한다’는 생각 들고 한국당 지지

-변호사가 과거처럼 돈 못버는 걸 왜 몰라? 침몰하는 배에서 덜 망하는 직업이니까 로스쿨 선택

성남 소재 중소기업에 갓 입사한 1991년생. 만 27세. 부산 출생. 국립대 공대에 입학했으나 공대가 적성에 안 맞아 수도권 소재 어문학과에 재입학해 졸업. 모든 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을 찍은 모태 자유한국당 지지자. 편의상 B씨로 칭함.

나 : 90년대 생의 특징이 있나요?

B : 세대차이보다 남녀차이가 더 큰 세대 같아요. 전 윗세대하고 대화할 때보다 여자들하고 대화할 때 더 조심스럽고, 더 생각 차이가 많이 느껴져요.

나 : 설마 그럴 리가? 요새 사람들은 남녀 불문, 꼰대라면 질색하잖아요.

B : 퇴근시간이 6시 반인데 6시20분에 전체회의 소집한다던가, 들어주지도 않을 거면서 할 말 있으면 하라던가 그런 건 짜증나요. 공사구분 안 되는 거, 위선적인 거… 엊그제 있었던 일인데요, 사장님이 임원한테는 “김전무 생각은 어때?”하면서 하대하고, 여자 신입사원한테는 “이아영씨는 어떻게 생각해요?”하고 경어를 쓰는 거 보고 울화통이 터졌어요. 꼰대들은 왜 그러는 거죠?

▲ 총선 홍보대사인 그룹 AOA의 설현이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 투표 첫날인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여자 신입사원에게 존댓말, 남자 신입에는 반말

나 : 정말이요? 남자 신입사원한테는요?

B : “철수야 네 생각은 뭔데?” 이런 식인 거죠. 똑같은 신입사원인데 왜 임원보다 우대해 주는 거죠? 공정하게 대해 달란 말이에요!

나 : 자유한국당 지지하시는 이유가?

B : 부모님 영향이 크고요, 군대 다녀오고 취업전쟁 겪으면서 더욱 확고해졌어요.

나 : 취업전쟁이라 하시면 구체적으로?

B : 최근에 수자원공사 신입공채에서 여성TO를 35%로 딱 정해놨더라구요. 수자원공사는 격오지 근무가 많아서 그나마 남자들이 많이 입사하는 공기업이었는데 여기마저 여성 티오를 정해놓으니 남자들은 어디로 가란 말인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이밖에도 취업전선에서 여성우대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각종 혜택을 보면 솔직히 ‘남자만 당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 : 문재인 대통령을 싫어하는 주된 이유는 젠더 이슈 때문인가요?

B : 그거 하고 친북성향이요(인터뷰이는 ‘북한만 위하는 거’라고 표현). 저희는 통일되는 거 싫거든요. 근데 문 대통령은 맨날 “통일이 되면!” 이러고 있으니 어이상실이죠. 자기는 누릴 것 다 누리고 나서 교과서에 자기 이름 올리려고 하는 거 같아요.

나 : 자유한국당 집권 시절엔 잘 했나요?

B : 이렇게 심하진 않았죠. 최소한 뻘짓은 안 했죠. 대한민국이라는 배는 이미 기울고 있고 더 높이 오른 소수만 살아남는 상황이에요. 그러니 다들 기를 쓰고 위로, 위로 올라가려는 거죠.

나 : 문재인 대통령 최대 실정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B : 실정이라고 하니까 꼭 국사 교과서에 나오는 말 같네요. 문재인 대통령 최대 ‘뻘짓’, ‘삽질’이 뭐냐는 거죠?

나 : 그 표현이 딱이네요. 꼰대용어 써서 죄송합니다, 하하하.

B : 말도 안 되는 무상 어쩌구 하는 퍼주기 복지정책이요. 저게 다 나중에 내 세금으로 나가겠지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해요. 여성우대 정책이나 최저임금 인상도 그렇구요. 민주당 찍은 애들도 다 싫어할 걸요? 미세먼지나 북미회담 집착 같은 것도 싫구요.

나 : 여성우대 정책은 20대 여성들이 좋아하겠죠?

B : 확실히 여자애들은 민주당 지지하는 비율이 높더라구요. 근데 여자애들은 정치를 SNS용으로 소비하는 비율이 높은 것 같아요. ‘나 누구 찍었다’라고 인스타에 과시하는 용도? 왜 찍었냐고 물어보면 딱히 이유는 없더라구요. 그냥 남들이 민주당 찍는 거 같으니까, 자유한국당 찍은 사람은 없는 거 같으니까.

◇20대 여성은 민주당, 20대 남성은 한국당

나 : 주변의 친구들도 다 그렇게 생각하나요? 여론 조사상으론 20대 남성도 민주당 지지율이 그래도 높거든요.

B : (충격받은 듯) 그런가요? 근데 제 주변 남자애들은 일단 민주당은 제껴요. 그리고 나머지 자유한국당이나 정의당 중에서 어디 찍을까 고민하죠.

나 : (이번엔 내가 충격) 민주당에 실망해서 정의당을 찍는다고요? 어떻게 그럴 수 있죠? 파출소 피하려고 경찰서로 뛰어드는 꼴이잖아요.

B : 근데 그런 애들 꽤 많아요. 20대는 정치에 그다지 관심이 많진 않아요. 다른 재밌는 게 많은데 왜 정치에 관심을 갖느냐는 식이죠.

나 : 그럼 내년 총선에서 정의당 바람이 불 수도 있겠네요.

B : 음…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나 : 민주당 지지율이 높은 이유가 무엇인 것 같나요?

B : 다들 정치에 관심이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이명박 대통령이 쓴 4대강 22조면 일자리 백만 개 만들 수 있다는 소릴 듣고 그런가 보다 했는데, 지금 문재인 대통령이 54조 썼다지만 변화가 없고 조용하잖아요.

나 : B씨는 정치에 관심이 많으세요?

B : 정치뉴스를 일부러 찾아볼 정도로 관심이 많은 건 아니에요. 근데 다들 저보다 더 관심이 없더라구요.

나 : 정치성향은 보수시죠?

B : 네. 그리고 개인적으로 정책의 일관성을 중시해요. 민주당도 정책이 너무 말도 안 되고 일관성도 없고 ‘사’짜 냄새가 나서 싫어하는 것 뿐이에요. 민주당 의원 개개인에 대한 호불호는 없어요.

나 : ’90년대생이 투표장에 온다’ 첫번째 인터뷰 보셨죠? A씨는 민주당 지지 성향인 분인데 그 분 말씀 중에 공감이 안 가는 부분이 있던가요?

B : 아니요. 전체적으로 다 공감이 갔어요.

나 : 지지자로서 자유한국당에 아쉬운 점은 없으세요?

B : 이미지가 너무 올드한 것. 민주당도 올드한데 자유한국당이 더 올드해 보인다는 것. 그밖에 자유한국당이 딱히 잘못하는 건 없는 것 같아요.

나 : 어떻게 하면 이미지가 상큼해질까요?

B : 방법은 별로 없어 보여요. 다들 ‘그냥 싫다’, ‘괜히 그래 보인다’고들만 하니까요.

나 : 황교안 새 대표는 어때 보이나요?

B : 바른 이미지, 딱딱한 이미지? 아! ‘엄근진(엄격 근엄 진지)’ 이미지예요, 딱예요!

◇남자 청년들의 인생에 도움이 안되는 민주당

나 : 최근 주된 관심사는 뭔가요?

B : 취업과 결혼이요! 민주당이 제 취업을 이렇게 방해만 안 했어도 덜 싫어했을 것 같아요. 최근엔 한국여자와 결혼은 포기하고 국제결혼 고려할라 했더니 그 조건도 더 까다롭게 해 놨더라구요. 인생에 도움이 안 되는 민주당이에요!

나 : 결혼은 왜 포기?

B : 여자들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 할 것 같아요.

나 : 주변에서 다들 로스쿨 가겠다고 그러진 않나요?

B : 요즘 로스쿨 간다고 하면 어른들은 말리시잖아요. 시간 낭비, 돈 낭비라고. 근데도 왜 다들 가는 줄 아세요?

나 : 요새 변호사들 벌이가 예전 같지 않다는 걸 몰라서 그러는 거 아니에요?

B : 그걸 왜 몰라요, 다 알지! 근데 이런 생각이 있어요. 변호사나 공무원이 망할 정도면 그 이하에 있는 사람들은 망하는 정도가 아니라 폭망할 거라는 거죠. 그나마 덜 망하는 길이 변호사라고 생각하니까 어렵다, 어렵다 하면서도 로스쿨 가는 거예요. 이과생들은 의대 가고.

나 : 아…

B : 세월호 생각나요. 대한민국이라는 배는 이미 기울어가고 있고 더 높이 올라간 소수만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이에요. 그러니 다들 기를 쓰고 위로, 위로 올라가려는 거죠.

나 : … (말잇못)

jayooilbo@jayoo.co.kr

더 자유일보 일시 후원

“이 기사가 마음에 들면 후원해주세요”

  • ※ 자유결제는 최대 49만원까지 가능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