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치다 눈 부상 "스매싱한 상대가 배상"
배드민턴 치다 눈 부상 "스매싱한 상대가 배상"
  • 유영철 기자
  • 승인 2019.0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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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주의 의무 위반했다” 일부배상 판단

원고 패소 1심판결 항소심서 뒤집어

배드민턴 경기를 하다가 상대방이 스매싱한 셔틀콕에 눈을 맞아 다친 경우, 상대방이 일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최근 서울중앙지법 민사2부(박광우 부장판사)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1심을 깨고 "B씨가 위자료 2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17년 서울의 한 체육관에서 배드민턴 경기를 했다.

경기 도중 B씨는 네트 가까이에서 셔틀콕을 쳐서 반대편으로 넘겼다. 이것이 마침 반대편 네트 가까이 있던 A씨의 오른쪽 눈을 때렸다. 수정체를 다친 A씨는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그러고는 B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B씨가 규칙을 어기는 등 경기를 하면서 주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며 B씨가 배상할 필요가 없다고 판정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배드민턴 경기가 격투 경기나 축구·핸드볼·농구 등에 비해 경기자의 빈번한 신체 접촉이나 충돌이 예상되는 경기라 볼 수는 없다"면서 "그러나 좁은 공간에서 빠르게 진행되므로 경기가 과열되거나 순간적인 판단 착오로 인해 셔틀콕으로 다른 선수를 가격하거나 라켓을 잘못 휘둘러 위해를 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드민턴 경기자는 다른 경기자의 동태를 잘 살피며 생명과 신체 안전을 확보할 신의칙상 주의 의무를 부담한다"고 전제하고 "주의 의무 위반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용인될 범위를 벗어난다면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시했다.

직접적인 몸싸움이 일어나지 않는 배드민턴 경기에서도 상호 '주의 의무'를 위반한 측면이 있는지 여부를 따져야 한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또 사고가 났을 때 A씨와 B씨 모두 네트에 가까이 붙어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두 사람의 코트 내 위치를 고려하면, 피고는 원고의 움직임을 충분히 살피며 셔틀콕을 쳐 원고의 안전을 배려할 주의 의무를 부담한다고 봐야 한다"며 "이 사고는 그런 주의 의무를 위반해 발생한 것이고, 그 정도가 용인될 한도를 초과했으므로 정신적 손해를 위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A씨도 보안경 등으로 눈을 보호하는 등 스스로 안전확보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 B씨 책임을 20%로 제한했다.

jayooilb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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