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中좌경화 행보, 내부 반발 거세
시진핑의 中좌경화 행보, 내부 반발 거세
  • 전순태 베이징 특파원
  • 승인 2019.0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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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미정서와 연결되는 ‘국뽕’이 대륙을 배회
랴오닝성의 민간기업인 중왕그룹을 시찰하는 시진핑 중국 주석 [신화=연합뉴스]
랴오닝성의 민간기업인 중왕그룹을 시찰하는 시진핑 중국 주석 [신화=연합뉴스]

최근 거세게 부는 중국의 좌경화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 극단적이라는 표현을 써도 좋을만큼 민심과 역주행하고 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사상투쟁이 벌어질 위험도 있다. 중국의 좌경화 바람이 진짜 위험 수위라는 사실은 최근 여러 정황을 보면 별로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중국 정치 동향에 밝은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22일 전언에 따르면 우선 국진민퇴(國進民退. 국영 기업은 발전하고 민간 기업은 쇠퇴)에 적극 나서는 정부 당국의 행보를 꼽을 수 있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 정권의 2기가 시작한 지난 2017년 10월 이후부터 더욱 노골화하는 것이 거의 작심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당연히 당국자들은 절대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다. 그러나 흐름은 분명 그런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이 지난해 9월 아직 젊은 나이임에도 1년 후 은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는 비교적 자유주의적 성향을 가지고 있어 가끔 정부에 입바른 소리를 했다. 이런 그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당국의 압력이 작용하지 않았느냐는 유추가 나오고 있다.

중국 당국은 반미 정서 등과 바로 연결되는 애국주의 바람을 묘하게 적극 부추기고 있다. 항간에 ‘대단하다, 우리 조국’과 같은 구호들이 빈번하게 퍼져나가는 현실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른바 ‘국뽕’이 중국 대륙을 배회한다고 봐도 크게 무리가 없다.

◇시진핑 우상화, 도 넘어

사회주의 국가의 전형적 행태인 우상화 작업 역시 거론해야 한다. 무엇보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을 너무 띄우고 있다. 덩샤오핑(鄧小平)은 말할 것도 없고 마오쩌둥(毛澤東)의 위상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 현재 그의 모습이라고 해도 좋다.

그의 아버지 시중쉰(習仲勳) 전 부총리를 개혁, 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의 최측근이었다고 강조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한다. 최근 청년, 학생들의 여전한 사랑을 받고 있는 후야오방(胡耀邦), 자오쯔양(趙紫陽) 두 총서기에 대해서는 입도 뻥끗 못하게 하는 행보를 보여주는 것은 다 까닭이 있다.

하이라이트는 청년들 1000만명 이상을 농촌에 보내 일하게 하는 이른바 하방(下放) 추진 프로그램이다. 이는 당 청년 조직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이 도농격차 해소를 위해 오는 2022년까지 추진하려는 프로젝트로 3월 하순 이미 전국에 문건으로 통지됐다고 알려져 있다. 농민의 사상과 예절 향상 및 빈곤 지역의 문화와 과학, 위생 보급을 추진하는 프로그램들이 적시된 문건을 자세히 살펴보면 구체적 내용은 아주 좋다. 하지만 시대를 거스른다는 비판이 청년들의 입에서 즉각 튀어나오는 것을 보면 문제의 소지는 많을 수밖에 없다.

말할 것도 없이 극단적 좌경화 경향에 대한 반발은 만만치 않다. 자유주의 경향이 농후한 청년층의 보이콧에 직면할지도 모르는 조짐을 벌써부터 보이고 있다. 지난해 시 총서기 겸 주석의 초상화에 먹물을 쏟아붓는 것과 같은 사건이 또 일어날 수도 있다.

◇대학생과 지식인 중심으로 좌경화 반발 거세

이와 관련, 베이징의 대학생 저우(周) 모씨는 “공산당이 현실을 너무 모른다. 지금은 21세기이다. 정보화 사회가 아닌가. 이렇게 하면 지지기반이 무너질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면서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일부 지식인들의 반발 역시 강력하다. 2년 전 국가주석 임기제 폐지를 통해 현 정권이 독재의 길을 모색한다고 정면으로 비판한 쉬장룬(許章潤·56) 칭화(淸華)대학 법대 교수가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이로 인해 학교에서 정직 처분을 당했으나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를 지지하는 지식인 그룹 역시 거론해야 할 것 같다. 이 지식인 그룹들은 할 말을 했는데 왜 압박을 가하느냐면서 격렬히 반발하고 있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교수들은 대부분 이 그룹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나 같이 유명 대학의 나름 유력한 교수들이라 파급 효과가 상당히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런민(人民)대학의 샹쑹쭤(向松祚·57) 경제학 교수는 주로 경제 정책의 좌경화를 비판하고 있다. 목숨을 걸고 할 말을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당국에서도 어쩌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인권변호사들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이들은 전국적으로 모임을 가지면서 조직적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는 농성도 하면서 당국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현재의 스탠스를 어떻게든 변화시키지 않으면 큰 저항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jayooilbo@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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