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참사, 경찰은 왜 7번의 경고를 무시했을까?
진주 참사, 경찰은 왜 7번의 경고를 무시했을까?
  •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
  • 승인 2019.0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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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국가기관만이 무능 무책임한 게 아니라 선장·선원들도 직업윤리와 소명 실종

-진상규명 운운하며 실제로는 정치적 경쟁상대 궤멸시키고 권력만 탐하는 인간들이 판 주도

-진주 참사, 왜 7번의 경고를 모두 무시했나? 대한민국 자체가 60도 기울어진 세월호 신세

세월호 참사에서 내가 경악한 것은 국가기관의 무능, 무책임 못지않게 선장과 선원의 무책임이었다. 한마디로 안드로메다로 날아간 직업적 소명과 직업윤리였다. 국가기관의 무능, 무책임의 바닥에도 직업적 소명과 직업윤리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물론 그 중간쯤에는 제도와 인센티브 문제가 있겠지.

이런 관점에서 보면 대한민국은 정말 온 사방이 위험의 지뢰밭이다. 직업적 소명(본말 전도)의 관점에서 보면 박근혜·문재인 대통령, 국회의원들, 장·차관과 실·국장들, 지자체장부터 말단 경찰과 소방관과 세월호 선원들까지 크게 다르지 않다.

상층일수록 자기가 앉아있는 그 자리가 뭐하는 자리인지 잘 모른다. 자신의 지위와 역할에 대한 심층적인 고민도 없이 그저 풍성한 젖과 꿀이 주어지고 미운 놈에게 쓸 오랏줄과 족쇄는 많으니 좋다고만 한다. 세월호 선원 등 하층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어쩔 수 없이 그렇다고 한발 물러서 주더라도 말이다.

◇세월호 참사, 성찰과 반성 없이 정적 궤멸 통해 권력만 탐해

진주 지진 현장

나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성찰과 반성이 제도와 인센티브 문제를 지나 직업윤리까지 번져갈 줄 알았는데, 이럴 수가! 자칭 진보와 정의의 화신들은 진상규명 어쩌구 하면서, 오로지 정권의 범죄 혐의만 밝히려 했다.

처음에 문제 삼던 것은 의도된 학살이 아니었느냐는 거였고, 그 다음에는 왜 구하지 않고 방관하였는가를 갖고 시비를 걸었다. 그 이후에는 은폐조작이라고 몰아 부치더니 이제는 특조위 활동을 방해했다고 문제 삼는다. 구호는 항상 같다.

“진상규명! 숨기는 자가 범인이다!”

범죄와 사고로부터, 빈곤과 고독으로부터, 환경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쪽으로 달려가야 할 사회적, 정치적 에너지를 그렇게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진상규명 운운하며 실제로는 정치적 경쟁상대 궤멸을 통해 권력만 탐하는 인간들이 이 판을 주도했다. 자신의 책임, 우리의 책임, 제도의 책임을 덮고, 오로지 국가의 책임, 정권의 책임, 보수 정치인의 책임만을 부각시키려 기를 썼다.

나는 광화문에서 세월호 천막을 지나칠 때마다 변하지 않는 구호에 질리곤 했다. 이런 감정을 표현하면, 자식 잃은 부모의 심정도 모르는 매정한 사람이라 몰아부친다. 인간이 아니라고도 한다. 솔직히 나는 그런 사람에게 더한 말을 돌려주고 싶다.

“니들이 인간이냐?”

분노와 관심도 예산과 인력만큼이나 소중한 자원이다. 그런데 이 자원이 너무나 소모적으로, 너무나 정략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니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는가.

한국 사회에 만연한 힘센 집단의 (기회, 예산, 관심 등) 지대 추구와 그로 인한 불평등, 빈곤, 저신뢰와 핵가족 해체에 따른 고립과 고독은 온갖 위험의 온상이다. 자살충동과 살인충동은 실개천보다 건너기 쉽다. 진주 참사의 뿌리다.

나는 대한민국의 산업, 경제, 교육, 재정, 정신 문화 등을 살펴보다가 지금의 대한민국 자체가 60도 쯤 기울어진 세월호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세월호 진상 규명 타령하는 자들은 이 거대한 위험을 호도하니 내가 분노하는 것이다.

왜 7번의 경고가 무시되었을까? 하기야 70번, 700번도 넘게 무시하는 경고도 대한민국에서 어디 한 두 개일까…

jayooilbo@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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