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믹스', 일본 '망가'를 넘어 지구촌 사람들에게 각광
네이버, 2014년 영어서비스...카카오엔터·리디 등 속속 진출
웹툰은 '한국이 글로벌 플랫폼 주도하는 유일 장르'라는 평가

한국 웹툰이 지구촌 사람들에게 새로운 읽을거리로 각광받고 있다. ‘웹툰 세계화’에 기반해 제2 제3의 한류 기회를 노려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이미지는 인기 카카오웹툰(2022년 1월 15일 기준).

만화보다 노트북·휴대폰으로 보는 만화인 ‘웹툰’이 더 일반화된 시대다. 한 때 어두운 만화방에서 어른들 몰래 보던 ‘하위 문화’ 만화가 21세기 미디어 환경 속에 ‘웹툰’으로 부활했다.

글로벌 웹툰 시장을 이끄는 게 대한민국이다. 웹툰이란 용어 자체가 우리나라에서 유래했다. 미국식 만화 ‘코믹스’와 일본 ‘망가’(漫畵)만 알던 지구촌 사람들에게 한국 웹툰이 새로운 읽을거리로 각광받고 있다. 문명사적 변화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작년 말 제출된 외교부 용역보고서(빅데이터에 기반한 해외 대중의 한국문화 콘텐츠 선호도 분석 및 공공문화외교 정책에 대한 함의 도출)에 따르면, 2018년 초 대비 약 3년 만에 세계 각국에서 키워드 ‘웹툰’ 검색량이 늘고 있다. 특히 국내 주요 플랫폼이 진출한 미국·프랑스, 아르헨티나·페루·브라질 등 남미권 국가들에서 검색량 증가가 두드러진다. ‘웹툰 세계화’에 기반해 다양한 제2·제3의 한류 기회를 노려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보고서에 따르면 "웹툰은 한국이 글로벌 플랫폼을 주도하는 유일한 장르", "다른 한류 콘텐츠보다 장기적인 미래를 기약할 수 있는 형태의 진출이다."

웹툰의 세계화에 가장 먼저 불을 붙인 게 네이버웹툰이다. 네이버웹툰은 지구촌에 ‘웹툰’ 단어조차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던 2014년 7월 영어 서비스를 론칭하며 북미 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그 해 11월 국내 ‘도전 만화’ 같은 아마추어 작가 등용문 ‘캔버스’ 프로그램을 도입한 데 이어, 2019년 프랑스어·스페인어, 2021년 독일어 서비스를 출시하며 시장을 넓혀 왔다. 해외 서비스 개시 8년 만에 네이버웹툰은 이용자 8200만 명, 작자 82만 명(작품 수 140만 개)의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월 1억8000만 명(5월 기준)이며, 이 중 80% 이상이 해외 이용자로 추산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역시 수년 전부터 인수 등을 통해 해외 시장을 탐색하다 작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우선 2018년 인도네시아 대표 웹툰 서비스기업인 ‘네오바자르’를 인수했고, 이를 2020년 1월부터 ‘카카오페이지 인도네시아’로 다시 출발시켰다(Re-branding). 인도에선 2019년 12월 자회사 크로스픽처스를 통해 현지 유일 웹툰 플랫폼 ‘크로스코믹스’를 출시한 후 이듬해 이를 자회사로 만들었다. 2021년 들어 북미 최초 웹툰 플랫폼인 타파스와 북미 웹소설 기업 래디쉬 미디어까지 인수했으며, 6월 태국과 대만에 카카오웹툰을 선보였다.

앞서 관계사인 카카오 픽코마는 2016년 4월 일본에서 앱을 출시, 2020년 7월 일본 매출 1위 웹툰 앱으로 재탄생하기도 했다. 2009년 11월엔 우리나라 콘텐츠 플랫폼 리디(RIDI)가 2020년 11월 북미에 글로벌 웹툰 월정액 구독서비스 ‘만타’를 내놨다. ‘만타’는 앱 출시 10개월 현지 웹툰 시장에서 MAU 기준 2위다. 앱 출시 1년 만에 300만 다운로드, 올해 4월 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5월 세계 16개국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만화 앱 1위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매력적인, 흡인력을 지닌 서사’(Story-telling, Narrative)가 리디의 주안점이다. 이미 국내에서 히트한 ‘상수리나무 아래’ 등 대표 콘텐츠를 현지화해 글로벌 웹툰 팬들을 모았다. 그 영문판이 올 2월 아마존에서 출간돼 미국·캐나다 등 5개국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좋은 스토리는 국경을 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앞으로 ‘만타’를 통해 경쟁력 있는 작품에 주력하며, 독자가 다양한 방식으로 웹툰을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서가연 리디 최고마케팅책임자(CMO)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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