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세 민주당원이 말하는 민주당
27세 민주당원이 말하는 민주당
  • 강지연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9.05.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90년대생이 투표장에 온다 [중도보수]

왼쪽부터 장경태 신임 전국청년위원장, 이 대표, 김병관 전 전국청년위원장, 김해영 최고위원. /연합뉴스

-청년 당원에게 발언권과 주도적인 일 대신 심부름 잡일만 시키는 올드함, 민주당도 마찬가지

-주52시간 탄력근무제, 좋은 인력 있어도 장시간 못 쓰고, 알바는 알바대로 다른 자리 찾아야

-여자가 벼슬인 뷔페니즘. 능력에 상관없이 여성 임원 50%? 여성 엘리트들 자리욕심 아닌가?

선출직 정치인이 꿈인 예비 청년정치인. 서울 소재 대학을 나와 정치 유관단체 취업을 희망하며 이직 준비 중인 1992년생. 만 27세 남성. 그전에는 꽤 규모있는 청년단체에서 비상근직으로 일했다. 민주당 좌편향을 걱정하는 민주당원이기도 하다. 편의상 D씨로 칭함.

나 : 민주당은 어떻게 입당하게 됐나요?

D : 중학교 때부터 정치에 관심이 많았어요. 제가 활동했던 청년단체가 비운동권이었는데, 실무진들이 민주당 성향이었어요. 그 인연과 제가 중도보수 성향이라 제가 사는 수도권 지역 민주당 대학생 당원으로 당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나 : 정당을 선택할 때 부모님이 호남 출신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나요?

D : 아무래도 그럼 면이 있죠. 정당 뿐만 아니라 응원하는 야구단까지 알게 모르게 지역연고가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부모님은 열혈 자유한국당 지지자인데, 본인은 민주당원인 친구들도 꽤 있는 걸 보면 점차 영향력이 옅어지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나 : 호남 출신인데 자유한국당 지지자인 친구도 있나요?

D : 제 건너건너에 딱 한 명 있습니다.

◇민주당, 홍보물 디자인만 젊어

나 : 민주당에서 활동해 보니 어떻던가요?

D : 미디어에서 접하는 모습과 직접 본 모습이 거리가 있어요. 뉴스나 플랫폼을 보면 한국당은 올드하고 민주당은 젊은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실제 활동해 보면 한국당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민주당이 젊어 보이는 건 홍보물 디자인 영향이 큰 것 같아요.

나 : 어떤 점에서 민주당이 올드하다고 보시는지?

D : 대학생 위원장을 발언권을 가진 정식 당원으로 보지 않고 그저 ‘일 시킬 아랫사람’ ‘심부름꾼’ ‘짐꾼’ 정도로 보는 거요. 정치에 관심 있는 청년 당원이 들어오면 이야기도 들어주고 일할 기회도 줘야 하는데 잡일만 시키는 거요.

나 : 잠깐, 아깐 일 시킨다고 불만이라고 하셨는데 일할 기회를 달라는 건 모순 아닌가요?

D : 위에서 모든 걸 결정하고 뒤치다꺼리 하는 일 말고 제가 주도권을 가진 일을 말하는 거예요. 예전에 주변 지역 국회의원을 초청해서 토크 콘서트를 개최한 적이 있었는데 그 행사는 모든 걸 저희가 주관을 했어요. 그땐 힘들어도 보람 있었어요.

나 : 그래도 계속 민주당에서 일하시는 이유는?

D : 지지정당을 결정하기 전 대학 선배의 권유로 한국당 선거캠프에서 자원봉사한 적이 있었는데, 확실히 부모님 세대들만 모이더라구요. 젊은 사람들이 모이질 않았어요. 민주당은 다른 정당에 비해 젊은 층에서 지지율이 높으니까 저와 같은 2030이 많이 모여서 그 점이 좋았어요.

나 : 젊은 정당을 원하면 정의당 갈 수도 있었을 텐데?

D : 현실적으로 정치권에 진출한 기회나 당선확률이 적을 것 같아서 가지 않았어요. 무슨 얘길 해도 민주당 2중대 취급 받을 것 같기도 하구요.

나 : 민주당은 어떤 정당인가요?

D : 중도보수 정당이죠. 자유한국당에 비해 외교안보는 좌편향이지만, 경제 문화 복지는 중도성향이 강하죠.

청년당원을 발언권 가진 정식 당원으로 보지 않고 그저 ‘일 시킬 아랫사람’ ‘심부름꾼’ ‘짐꾼’ 정도로 바라보는 정치권은 반성해야 한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청년 민주당원인 제가 봐도 사회주의적”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오른쪽 세번째)가 1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생평화상황실 소득주도성장팀 정책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오른쪽 세번째)가 민생평화상황실 소득주도성장팀 정책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 : 지금 민주당 정책들이 중도보수 정책이라고요? 진심이세요?

D : (곤혹스러워하며) 솔직히 지금 문재인 정부는 너무 좌편향으로 가고 있어서 저도 걱정이에요. 당론과 달라서 얘기하기 조심스럽지만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제가 봐도 좀 사회주의적이지 않나 싶어요. 국가가 손댈 부분이 분명히 있지만, 과한 국가 개입은 생각지 않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데 이런 부분을 간과한 것 같아요.

주 52시간 탄력근무제 같은 것도 그렇고요. 친척들 중에 자영업 하시는 분들이 근무시간 제한 때문에 좋은 알바가 있어도 장시간 못 쓰고, 그 알바는 다른 데서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고 안타까워하세요. 이런 부분들은 가진 사람들에게는 작은 문제일지 모르지만, 못 가진 사람들한테는 생계를 위협하는 문제인데 이 점을 너무 가볍게 본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 : 그런 정책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D : 민주당은 무능하다, 현실을 모른다 …. 이런 느낌을 국민들에게 줄까 봐 걱정이예요. 그리고 고령화 사회로 갈수록 너무 좌편향적으로 가면 손해라는 정치공학적인 생각도 들어요. 일본 정치가 사실상 자민당 독점 체제로 가는 건 초고령화사회의 영향이 크다고 보거든요.

나 : 문재인 정부에 대해 가장 아쉬운 점은?

D : 경제와 환경이요. 구체적으로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제한으로 자영업자한테 궤멸적 타격을 입힌 부분과 미세먼지에 관해 중국에 할 말 못 하는 부분이요.

나 : 요즘 핫한 페미니즘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D : (말을 고르다가) 선을 넘었다, 여자가 벼슬이다… 여성할당제 <100분 토론>에서 능력에 상관없이 여성임원을 5대5로 하라는 주장을 보고 기가 찼어요. 김지예 변호사라는 그 분이 자기가 그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심보인 것처럼 보였어요. 그리고 여성 공무원이 당직 안 서는 것은 양성평등이 아니라 좋은 것만 골라서 취하겠다는 걸로 밖에 안 보여요. 요즘 말로 ‘뷔페미니즘’이죠.

나 : 많은 사람들은 민주당을 페미니즘 정당으로 보는데?

D : 정의당이 페미니즘 정당의 원조죠. 정의당 사람들이 전략적으로 탈당해서 민주당을 잠입해서 물을 흐리고 있다고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마치 신천지가 보수 기독교계 침투하는 느낌이라는 사람도 있어요.

나 : 한국당이 민주당보다 나은 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D : 별로 없는데 …. 정책역량은 민주당보다 나은 것 같아요. 정책들이 좀더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나 : 선출직 정치인을 꿈꾸시잖아요. 본인이 정치인이 되면 꼭 하고 싶은 일이 뭔가요?

D : 소통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어요. 청년들이 국회의원과 격의 없이 호프 한 잔 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드는 게 꿈이에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고 싶어요.

나 : 많은 청년 정치인들이 ‘소통’을 이야기하는데, 소통으로 해결 안 되는 부분들이 많잖아요. 페미니즘 문제 같은 경우도 소통으로 해결될까요?

D : 그래도 소통하다 보면 해결되는 지점이 있을 거라고 봐요. 자영업자 카드 수수료 문제도 해결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자영업자들의 의견을 듣다 보니 ‘제로페이’ 같은 좋은 정책들이 나왔잖아요.

나 : (깜짝) 제로페이가 좋은 정책이라고요? 지금 아무도 안 쓰는데?

D : 그건 기존 카드회사의 기득권이 너무 강해서 그런 거죠. 활성화되면 가장 좋은 카드 시스템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광우병 시위는 선동당한 것 같아”

나 : 자유한국당 사람들은 광우병, 4대강, 천안함을 민주당이 개입한 3대 선동으로 보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선?

D : 저도 광우병 시위에 나갔는데 생각해 보니 선동당한 것 같아요. 4대강은 가뭄과 홍수 예방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유지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에서 단점이 더 크다고 보고요. 천안함에 대해선 중립이예요.

나 : 천안함에 대해서 중립적이라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D : 북한 소행인지 아닌지 결론이 나지 않았다는 거죠.

나 : 말 많은 북한 퍼주기에 대해서 어떻게 보세요.

D : 그렇게 볼 수도 있는데, 북한 입장에선 한국이 유화정책을 통해서 북한 분열을 유도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겉으로는 북한 퍼주기지만, 실제로는 일종의 압박정책으로 봐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나 : 정치 지망생으로서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과제가 뭐라고 보세요?

D : 기득권 타파요.

나 : 구체적으로?

D : 정치에서는 다선 국회의원의 기득권, 경제에서는 강성귀족노조의 기득권이요. 대기업 기득권도 문제인데 이재용이 풀려나는 거 보면서 우리 사법체계에서 대기업을 못 건들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 포기했어요. ‘언터처블’이라고나 할까요.

jayooilbo@jayoo.co.kr

더 자유일보 일시 후원

“이 기사가 마음에 들면 후원해주세요”

  • ※ 자유결제는 최대 49만원까지 가능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