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7일은 김정일 사망일이다. 올해 10주기다. 동시에 김정은 집권도 10년이다. 김정은은 집권하면서 "더이상 인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10년간 북한 주민들의 삶은 나아졌을까?

국제인권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은 15일 ‘김정은 시대 10년의 처형 지도’ 보고서에서 김정은 집권 후 공개처형 장소와 관련된 기록이 총 27건이라고 밝혔다. 공개처형 죄목은 ‘남한 영상을 시청하거나 배포한 혐의’가 7건으로 가장 많았다. 마약 5건, 성매매 5건, 인신매매 4건, 살인·살인미수 3건, 음란행위 3건순이다. TJWG가 최근 6년간 탈북민 683명을 인터뷰하여, 지난 74년간(1956-2018년) 자행된 공개처형에 대한 진술을 총 442건 받았는데, 이중 27건이 김정은 집권 기간 행해진 것이다. 공개처형 장소도 대부분 국경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다. 국제사회의 감시를 피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 보고서는 한국입국 탈북민의 진술을 통해 드러난 사실에 불과해, 실제 처형 건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처형 장면에 대한 증언도 나왔다. 2012년과 2013년 사이 평양에서 처형된 주민의 가족들은 맨 앞줄에 앉혀놓고 전 과정을 지켜보게 했다는 것이다. 한 아버지는 아들의 시체가 불태워지는 것을 보고 기절했다고 한다. 공개처형 때 직계가족들을 맨 앞줄에 앉히는 것은 오래된 관행이다. ‘수령의 지시가 가족의 생명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본보기로 하려는 것이다. 과거에는 웬만한 죄목으로는 수도 평양에서 공개처형을 하진 않았다. 남한 영상물 시청·성매매·음란행위 같은 죄목으로, 그것도 수도 평양에서 공개처형을 한다는 자체가 김정은 체제가 종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뜻이다.

15일 김일성의 동생 김영주가 101세로 사망했다. 1920년생인 그는 일제 때 일본군 헌병 보조원을 지냈다. 일제 밀정(密偵)의 전형이다. 김영주는 1960년대 말 김일성의 후계자를 놓고 조카 김정일과 권력투쟁을 벌였다. 그 과정에서 처음 나온 것이 북한을 생지옥 체제로 만든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의 10대 원칙’이다. 태어나는 순서도 있어도 죽는 순서는 없다고 한다. 김일성·김정일·김정남·김영주 순으로 죽었다. 다음은 누구 차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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