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KT와 CJ ENM이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경쟁력 제고를 위해 각자 운영해오던 OTT ‘시즌’과 ‘티빙’의 통합을 결정했다.
14일 KT와 CJ ENM이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경쟁력 제고를 위해 각자 운영해오던 OTT ‘시즌’과 ‘티빙’의 통합을 결정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티빙’과 ‘시즌’이 한가족으로 다시 태어난다. 이에 따라 넷플릭스가 장악하고 있는 OTT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KT는 14일 국내 OTT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K-콘텐츠 성장 가속화를 위해 자사 OTT 시즌과 CJ ENM의 OTT 티빙의 통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CJ ENM 역시 이날 이사회를 열고 시즌과의 합병안을 결의했다.

이번 합병은 티빙이 시즌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재 티빙은 CJ ENM이 약 57%의 지분을 갖고 있고 시즌은 KT 계열사인 KT스튜디오지니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데 합병 비율은 티빙 1 대 시즌 1.5737519로 결정됐다. 합병 이후 KT스튜디오지니는 합병 법인의 지분을 취득해 3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티빙은 이미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신고를 요청했으며 공정위는 심사를 거쳐 합병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예정 합병 기일은 12월 1일이다.

올 6월 기준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7대 OTT의 이용자수는 넷플릭스 1118만명, 웨이브 424만명, 티빙 402만명, 쿠팡플레이 373만명, 디즈니플러스 168만명, 시즌 157만명, 왓챠 109만명 등이다. 티빙과 시즌이 합병하면 단숨에 웨이브를 제치고 559만명 이상의 이용자수를 가진 국내 최대 K-OTT로 등극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두 OTT의 합병을 ‘규모의 경제’가 아닌 콘텐츠 제작 역량 측면에서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사람들은 단순히 많은 콘텐츠를 가진 OTT보다는 보고 싶은 콘텐츠가 많은 OTT를 선택한다"며 "양사가 콘텐츠 제작에서 창출할 시너지에 따라 넷플릭스와의 진검승부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특히 티빙과 시즌의 결합으로 다른 국내 OTT들이 긴장은 하겠지만 회원 이탈을 우려하며 촉각을 곤두세우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가 2007년 미국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뒤 다수의 경쟁사가 나왔지만 모두 함께 성장하며 OTT 산업의 다각화로 이어졌다는 이유에서다. OTT 업계 관계자는 "국내 디지털콘텐츠 이용자들은 평균 2.7개의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구독한다"면서 "이번 합병은 여타 OTT들이 각자의 콘텐츠 전략을 더욱 차별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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