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중국 상하이 시내 진료소에서 주민들이 줄지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상하이는 전체 16개구 중 9개구를 대상으로 이날부터 사흘 동안 두 차례의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한다. /연합
12일 중국 상하이 시내 진료소에서 주민들이 줄지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상하이는 전체 16개구 중 9개구를 대상으로 이날부터 사흘 동안 두 차례의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한다. /연합

올들어 지난 2분기 국내 증시와 중국 증시의 명암은 확연하게 갈렸다. 국내 증시는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인 상장사가 50곳 넘게 줄어드는 등 ‘추풍낙엽’의 양상을 보였지만 홍콩을 포함한 중국 증시는 나홀로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시총이 1조원 이상인 상장사는 총 232곳으로 지난해 말의 288곳보다 56곳 감소했다. 코스피시장 상장사는 217곳에서 191곳, 코스닥시장 상장사는 71곳에서 41곳으로 쪼그라들었다. 급격한 주가 하락의 결과물이다. 이달 15일 코스피지수는 2330.98로 마감해 올들어 22.13% 떨어졌고, 코스닥지수는762.39로 마치면서 25.84% 하락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중국 증시는 호조를 보이면서 글로벌 머니 역시 중국을 향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간 중국 증시로 순유입된 외국인 주식 투자금은 91억 달러(약 1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 증시에서 196억 달러(약 26조원)가 순유출된 것과는 대조적인 양상이다.

이는 중국 정부가 지난달 ‘전면적 정상화’를 발표하고, 상하이와 베이징 등 주요 도시에 대한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완화한 영향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기 부양책도 한몫했다. 중국 국무원은 경제 안정을 위해 6개 분야에 걸쳐 33개 조치에 나서겠다는 ‘6방면 33종 경제안정조치’를 발표했다. 이 같은 코로나19 봉쇄 완화 조치와 경기 부양책이 소비회복을 이끌어 국가경제 정상화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이다.

중국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 이른바 ‘중학개미’도 이 같은 상승 랠리에 올라탔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12일 중학개미가 매수한 해외주식 상위 50개 종목 가운데 홍콩을 포함한 중국 주식 종목은 7개에 달했다. 지난 6월까지만 해도 상위 50개 종목에 포함된 중국 주식은 ‘글로벌X 차이나 전기차&배터리 ETF’와 ‘글로벌X 차이나 청정에너지 ETF’ 등 2개였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달 23일까지 국내의 해외주식형 펀드 가운데 중국 펀드 191개에 1조5208억원이 신규 유입됐다. 이에 따라 총 설정액은 9조1221억원으로 늘어났다. 국가별 전체 해외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10조9528억원인데, 이 가운데 중국 펀드의 비중이 무려 83%에 달하는 셈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 증시의 흐름이 바뀌면서 중학개미 역시 불안에 떨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와 항셍지수는 지난 8일 이후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중국 내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봉쇄 우려가 다시 불거졌고, 특히 중국 규제당국의 빅테크 때리기와 부동산발(發) 금융 리스크 확산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카지노 산업으로 유명한 마카오는 코로나19 차단을 위한 도시 봉쇄 조치를 연장했다. 지난 11일 봉쇄에 들어간 마카오 정부는 당초 17일 밤 12시를 기해 이를 해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16일 필수 사업장을 제외한 모든 부분의 영업활동을 오는 22일까지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빅테크를 겨냥한 규제도 시장에 부정적 메시지를 주고 있다. 중국 규제당국은 텐센트와 알리바바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각각 11억6000만원, 4억8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과징금 액수는 크지 않지만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다음달에는 과징금 한도를 높인 반독점법 개정안이 실시된다.

중국 부동산 기업들의 디폴트 우려 역시 중국 증시의 불안 요인이다. 올들어 스마오(世貿)그룹, 수낙차이나 등 대형 부동산 기업들은 채무상환에 실패하며 기술적 디폴트를 선언했다. 이들은 앞서 디폴트를 선언한 헝다(恒大)그룹 다음으로 큰 규모의 부채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완다(萬達)그룹 자회사인 완다상업부동산의 디폴트설까지 돌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학개미를 불안에 떨게 하는 것은 0%대로 주저앉은 2분기 경제성장률.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29조2464억 위안(약 5732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에 그쳤다. 이는 우한(武漢) 사태 충격이 가장 컸던 2020년 2분기의 -6.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중국 증시의 하락을 부추기는 동인이 될 공산이 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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