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통일공원’ 전시됐던 어선, 북송 어민들이 타고 온 것과 유사
19명 탑승 확인할 수 있는 ‘열쇠’...거짓 드러날까 폐기했을 가능성

지난 2019년 탈북어민 2명의 강제송환과정을 추적하는 자유일보 취재팀이 16일 오후 강릉시 안인진리에 위치한 ‘통일공원 안보전시관’에 전시되어있는 북한 탈출 목선을 실측하기위해 찾았으나 지난 1월 강릉시의 지시로 전시되어있던 북한 탈출 목선과 함정들을 모두 폐기처분하고 안보전시관을 폐쇄하였다. 오른쪽 사진 원내는 북한 탈출 목선이 전시되어 있던 자리. 왼쪽 사진은 1월 이전까지 ‘통일공원 안보전시관’에 전시되어 있던 북한 탈출 목선을 관람객이 촬영한 사진. /강릉=김석구 기자
지난 2019년 탈북어민 2명의 강제송환과정을 추적하는 자유일보 취재팀이 16일 오후 강릉시 안인진리에 위치한 ‘통일공원 안보전시관’에 전시되어있는 북한 탈출 목선을 실측하기위해 찾았으나 지난 1월 강릉시의 지시로 전시되어있던 북한 탈출 목선과 함정들을 모두 폐기처분하고 안보전시관을 폐쇄하였다. 오른쪽 사진 원내는 북한 탈출 목선이 전시되어 있던 자리. 왼쪽 사진은 1월 이전까지 ‘통일공원 안보전시관’에 전시되어 있던 북한 탈출 목선을 관람객이 촬영한 사진. /강릉=김석구 기자

문재인 정부가 윤석열 정부로의 정권교체 직전인 올해 초 강릉시 통일공원 내 안보교육 자료로 전시돼있던 북한 어선을 모두 폐기처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어선은 2019년 11월 탈북어민 두 명이 타고 온 배와 크기가 유사한 배로 유일한 대조군이었다. 때문에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의 진실을 덮기 위한 문재인 정부의 증거인멸 시도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유일한 비교 대상으로 이 사건을 풀 수 있는 마지막 열쇠마저 소각처리했다는 지적이다. 목선이 그대로 전시돼 있을 경우 배의 탑승 공간 크기 때문에 강제북송된 어민들이 동료 16명을 살해했다는 문재인 정권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강릉 통일공원은 2001년 9월 안보교육을 위해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안인진리에 개관됐다. 공원에는 6.25전쟁 당시 무기들과 9.18 북한잠수함 무장공비 침투 등의 증거자료들이 전시돼 있었다. 특히 북한주민들이 탈출할 때 사용했던 목선을 비롯해, 잠수함, 함정, 항공기 등 육·해·공 3군의 군사장비들이 안보교육을 위한 사료로 보존돼 있었다.

17일 자유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통일공원은 올해 초 공원 내 북한어선을 폐기 처분했다. 해당 배는 길이 12.6m, 너비 3.0m로 2019년 당시 탈북어민 두 명이 타고 온 배와 거의 유사한 수준이다. 해당 배에도 22마력 중국산 엔진이 탑재돼 강제북송 탈북어민들이 타고 온 배와 같은 엔진이다. 해당 엔진은 1990년대 중후반 북한이 일명 ‘고난의 행군’으로 엔진 생산이 멎으면서 중국으로부터 들여온 엔진이다.

통일공원 전시 목선이 폐기처분 되면서 2019년 11월 2일 군에 의해 나포된 탈북어민들이 타고 온 목선에 대한 확실한 증거 수집은 어려워졌다.

한편 통일공원 측은 강릉시가 갑자기 통일공원을 없애려 했다고 밝혔다. 통일공원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말 강릉시에서 통일공원을 폐지한다는 공문을 보내왔고, 올해 초 해당 어선을 우선 처리했다"면서 "북한 주민들이 타고 온 목선은 이미 분해·폐기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치부를 덮기 위해 안보교육의 중심인 강릉 통일공원을 없애는 것은 매우 잘못된 정책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어, 향후 해당 사건 관련 수사에도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현재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 관련한 증거인멸 의혹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박지원 전 국정원 원장이 ‘서해 해수부 공무원 피격’과 ‘탈북어민 강제북송’ 관련 정보를 통합 서버인 ‘밈스’에서 삭제한 것도 이런 증거인멸 시도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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