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고(故) 김일성 주석 사망 28주기를 맞아 사회주의녀성동맹(여맹) 간부 및 여맹원들이 지난 7일 평양 여성회관에 모여 '덕성발표모임'을 열었다고 8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참가자들은 모임에서 김 주석의 '업적'을 찬양하고 사회주의 건설 투쟁에 매진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고 통신은 전했다. /연합
북한이 고(故) 김일성 주석 사망 28주기를 맞아 사회주의녀성동맹(여맹) 간부 및 여맹원들이 지난 7일 평양 여성회관에 모여 '덕성발표모임'을 열었다고 8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참가자들은 모임에서 김 주석의 '업적'을 찬양하고 사회주의 건설 투쟁에 매진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고 통신은 전했다. /연합

인생의 ‘큰 일’에 결혼만 있는 게 아니지만,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로 칭해지는 것은 결혼뿐이다. 그만큼 각별한 통과의례로 인정된다. 부부의 연을 맺고 새로운 첫 출발을 알리는 기쁨·설렘이 가득한 날, 신랑 신부는 최고의 주인공이다. 결혼식 예복이 특히 눈길을 끈다. 남한에선 전통 혼례식이 아닌 한, 검정 양복에 흰 드레스가 기본이다. 특히 순백의 드레스는 신부의 특권이라, 결혼식 하객으로 갈 때 흰색 복장을 피하는 게 예의라고 들었다. 북한에선 결혼식 예복을 ‘첫날옷’이라 한다. 대부분의 북한 신부들은 첫날옷으로 한복을 입기에, 흰색이 신부의 복장일 수 없다.

남한에선 ‘웨딩 사진’이 중요한 수순인 듯하다. 결혼식에 앞서 고궁이나 경치 좋은 곳을 찾아 마치 영화 속 커플 같은 모습으로 추억을 남긴다. 이어, 하객들을 모시고 식을 올린 후 그 길로 신혼여행을 떠난다. 그런데 예식장이 따로 없는 북한에선 대체로 결혼식을 집에서 치른다. 신부·신랑집 모두 합쳐 한 곳에서 올리거나 오전엔 신부집, 오후엔 신부가 신랑집에서 결혼식 잔칫상을 받는다. 갓 결혼식을 올린 신혼부부는 신랑집에서 며칠 묵고, 신부 측 부모님께 인사하러 떠나는 게 일반적이다. 이동의 자유가 없는 북한에서 ‘신혼여행’이란 낯선 문화다.

결혼식 뷔페 레스토랑은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대체로 집에서 손님들을 맞이하고 대접한다. 이를 위해 수개월 전부터 많은 일손이 동원돼 과줄과 떡, 꽈배기와 국수 등 갖가지 음식을 장만한다. 결혼식 날, 현금이 없는 사람들은 쌀이나 생활용품을 부조로 가져오기도 한다. 손님들이 돌아갈 땐 양가 측 답례품으로 음식을 그릇에 가득 담아 보낸다. 이 때 인색해 보이면 안 된다. 그래서 손님을 다 치르고도 음식이 남으면 ‘다행’이다. 인륜지대사에 전 재산을 쏟아부은 양가 식구들 모두가 남은 음식으로 일주일쯤 버틸 수 있다면 ‘행운’에 속한다.

북한의 결혼식 날, 신랑 신부에게 빼놓을 수 없는 코스가 있다. 거주 지역의 김일성·김정일 등 김씨 일가의 동상을 찾아 나란히 인사하고, 기념촬영을 한다. 낳아주고 키워 준 부모님보다 먼저 어버이수령(김일성)에게 인사 드려야 ‘사람의 도리’라는 통념이 있다. 극단적 세뇌교육을 받고 자란 영향이다. 물론, 주변에서 ‘충성심’이 떨어진다는 눈총을 받기 싫어 마지못해 들르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 또한 현실이다. 최근엔 한국식 비디오 촬영뿐 아니라, 서양식 예복 문화가 북한 주민들에게 큰 인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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