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국내 증시가 하락세를 거듭하며 약세장을 이어왔지만 증권사들의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의견은 ‘매수’ 일색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
올해 초부터 국내 증시가 하락세를 거듭하며 약세장을 이어왔지만 증권사들의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의견은 ‘매수’ 일색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

코스피지수가 1년 반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국내 증시가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매수’ 의견 일색인 증권사의 기업분석 보고서에 대한 신뢰도가 도마에 올랐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14일 기준으로 올해 기업분석 보고서를 발행한 국내 증권사 33곳 중 31곳은 비중 축소를 포함해 투자의견을 ‘매도’로 제시한 보고서가 한 건도 없었다.

지난 14일까지 발행된 기업분석 보고서는 총 7356개로 이중 매도 의견을 나타낸 보고서 비중은 단 0.04%였다. 중립 의견도 5.61%에 그쳤고, 매수 의견은 94.34%에 달했다. 최근 국내 기업에 대한 증권사의 목표주가 하향 조정이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증권사의 영업구조가 꼽힌다. 증권사의 주식 위탁매매 수수료는 개인투자자의 손익 여부가 아닌 주식거래 규모와 연동되는 만큼 주식거래가 발생하기만 하면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분석 대상이 되는 기업 대부분이 증권사의 고객이라는 점도 자유로운 투자의견 제시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증권사가 각 기업의 기업공개(IPO), 투자은행(IB), 신용공여 등을 맡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특정 기업에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가 ‘미운털’이 박혀 영업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

이에 따라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증권사의 중립 의견을 사실상의 매도 의견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개인투자자들에게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보고서 담당부서의 독립과 보고서 제공 유료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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