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합의 반발한 국힘 길기영 의원이 민주당 의원들과 야합해 
소재권 임시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기습적·폭력적 날치기 시도
의장석 점거한 채 물리력 동원도...“절차상 불법적·무효한 행위”
국힘 “민주당 의원들과 길기영 의원, 구민들에게 석고대죄하라”

지난 11일 열린 중구의회 제271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날치기 통과'에 항의하는 의원들의 모습. /소재권 의원 제공
지난 11일 열린 중구의회 제271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날치기 통과'에 항의하는 의원들의 모습. /소재권 의원 제공

서울 중구의회에서 다수당인 여당 국민의힘 구의원 중 한명이 자신이 의장직을 직접 차지하기 위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구의원들과 야합한 후 의장 선출을 ‘날치기 통과’ 시킨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1일 열린 중구의회 제271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는 제9대 중구의회 의장에 길기영 의원이 선출됐다. 이날 의장선거에는 재적의원 9명 모두 참석한 가운데 기표식 무기명 비밀투표로 길기영 의원이 5표를 얻어 당선됐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이날 길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국민의힘 소속 의원 4명은 본회의장에는 참석했지만 투표는 거부했다.

현재 중구의회는 총 9명의 구의원 중 국민의힘 의원 5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4명으로 관례상 국민의힘 구의원이 의장직을 맡게 된다. 그런데 당내 의장 선출 합의에 반발한 국민의힘 소속 길기영 의원이 민주당 의원들의 지지를 받아 본인이 구의장으로 선출되는 일이 벌어진 것.

앞서 길 의원은 자신보다 연장자인 국민의힘 소재권 의원이 의장을 맡는 것에 반대하며 자신이 의장직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길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4명 소재권·양은미·허상욱·손주하 국민의힘 구의원들은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아 ‘날치기 통과’ 논란이 벌어지게 됐다.

소재권 등 4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은 12일 발표한 성명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국민의힘 길기영 의원이 야합하여 의회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11일 야간에 정회중임에도 불법적으로 의장석을 점거하고 정당한 의사진행중인 소재권 임시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기습적이고 폭력적으로 날치기 시도를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여야 합의에 의해 이루어져야 하는 원구성을 민의에 반하는 독단적이고 폭력적인 야합 날치기 시도로 의회 파행을 주도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길기영 의원은 구민들에게 석고대죄하라”고 규탄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민주당 의원들과 길기영 의원은 지난 11일 의회 정회 중 의장석을 점거한 채 물리력을 동원 소재권 임시의장을 끌어내리려 했다. 국힘 의원들은 “표결에 반대했지만 정회중에 일으킨 폭압적 날치기였다”고 전했다.

이후 민주당 의원 4명과 길기영 의원은 ‘의장직에 길기영 의원, 부의장에 윤판오 의원’을 선출하는 내용의 안건을 올려 야합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는 명백히 구민과 당원의 뜻을 거스르는 야합과 폭거를 통해 의장자리를 탈취한 것”이라며 “이는 분명한 법적, 절차상으로도 불법적이고 무효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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