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애란
이애란

2019년 강제 북송된 탈북어민에 대한 진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부실조사, 정치적 인신공양 의혹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탈북어민 2명에 대한 최초 정보가 남북 핫라인을 통해 청와대에 가장 먼저 전달됐다는 보도는 충격이다. 핫라인을 통해 김정은의 지령을 접수한 청와대가 강압적인 부실조사와 정치적 계산으로 달랑 이틀 동안 조사하고, 그들에게 16명 살인범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강제 북송했다는 것이다.

2018년 12월 20일 동해 대화퇴어장 해역에서 벌어졌던 일본 초계기 공격사건 역시 남북 핫라인과 탈북주민 북송 때문이었다는 사실도 드러나고 있다. 당시 작전 중이던 구축함 광개토함은 일본 초계기를 향해 공격용 레이더를 쏘았고 이는 한일 간 외교문제로 비화되어 큰 파장을 낳았다.

이 사건에 대해 2020년 9월 일본 자위대 전 통합막료장 가와노는 이렇게 폭로했다. 2018년 말 북한에서 김정은에 대한 암살기도가 있었으나 실패했고 음모가담자 중 4명이 목선을 타고 일본으로 탈출 중이었다. 북한은 남북연락사무소를 통해 한국에 이 사실을 알렸고, 한국 정부가 광개토함을 출동시켜 이 목선을 나포한 다음 타고 있던 북한인 3명과 시신1구를 북에 넘겼다.

만일 가와노 전 막료장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문 정부는 대한민국 해군을 동원해 김정은의 살인작전을 대행한 것이다. 끔찍한 반역이다. 상식적으로 공해상의 목선 하나를 목적으로 대한민국 최대 구축함이 출동할 이유는 상상할 수 없다. 해군이 어떤 경로로 작전명령을 받아 광개토함을 출동시켰고, 그 목선에 누가 타고 있었으며, 그들을 왜 북에 넘겼는지 밝혀야 한다.

남북 핫라인이 관련된 두 사건을 종합해 보면, 2018년 4월 20일 개통된 남북 핫라인은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탈북방지, 김정은 지시관철용 핫라인으로 전락했다는 의구심이 든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