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식
김정식

흔히 ‘허니문 기간’으로 불리는 대통령 취임 두 달 만에,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가 결과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심지어 ‘다시 대통령 선거일로 돌아간다면 이재명 후보를 뽑겠다’라는 비율이 50%를 넘겼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반면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라는 비율은 35%에 불과했다고 한다.

미국 유명 가구업체의 CEO 출신 리더십 전문가이자, <리더십은 예술이다>의 저자 맥스 드프리는 "리더의 첫 번째 책임은 현실을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현실을 직시하고 명료화, 구조화를 거쳐 그에 대한 해답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명확히 정의하는’ 선언적 행동을 통해, 어려움을 함께 극복할 동료가 생기기도 한다.

작은 조직을 운영하는 데도 예상치 못한 난관을 수시로 마주하게 되는데, 수많은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사회가 여러 난관에 봉착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대개 우리가 마주하는 문제는, 문제 그 자체보다 문제를 대하는 방식으로 인해 상황이 더 악화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정치권에 한정해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촛불 집회를 대했던 방식, 민주당이 조국 사태를 대했던 방식 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봉착한 난관에 대한 본질적인 해결책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보지 못하거나 잘못된 대처방식으로 인해 사태가 심각해졌다.

지나간 역사에는 가정법이 없다고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촛불 집회를 조금 더 기민하게 대처했다면 어땠을까. 당시 청와대는 모든 구성원이 ‘탄핵은 기각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 역시 조국 사태를 ‘넘을 수 있는 얕은 파도’ 정도로 보았을 것이다. 리더의 ‘현실에 대한 명확한 진단과 대응’이 부재하다면, 언제든 위의 상황이 다시 일어난다는 경각심을 갖고 있어야 한다.

물론 윤석열 대통령 잘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집무실 이전을 통해 그의 추진력과 뚝심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상 지난 지방선거는 청와대 개방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가 가장 컸을 것이다. 이에 더해 역대 어떤 대통령도 시도하지 못한 ‘도어스테핑’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그로 인해 진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는 있었지만, 때로는 감정적이고 단편적인 메시지가 불필요한 부정 여론 확산의 빌미가 되기도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현재 자신과 그 조직이 어디에 서 있는지를 재진단하고, 정부의 현재 어려운 상황을 국민 앞에 진지하게 밝히며 새로운 ‘국가적 목표’를 선언하는 별도의 시간을 가질 것을 추천하고 싶다.

북한 선원 강제 송환, 해양수산부 공무원 살인 방조 혐의 등 문재인 정권의 이적행위들이 속속 드러남에도, 민주당은 민생을 핑계 삼아 빠져나갈 궁리를 하고 있다. 국민 앞에서 이전 정권의 문제점과 우리 사회 곳곳을 잠식한 ‘사회악’에 대해 정의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집권 초 개혁작업의 새로운 원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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