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 대선후보가 민주당 대표가 되겠다고 한다. 17일 8·28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욕심이 지나치다. 그는 의원이 된 지 겨우 한 달이 지났을 뿐이다. 대선에서 패배한 지도 5개월 남짓하다. 거대야당이 얼마나 만만하면 벌써 당대표를 노리는가? 속성도 이런 속성이 없다. "정당정치가 실종되었다"며 대표 경선에 나서는 그가 정당정치는 물론 의회정치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있다. 한국정치를 나락으로 빠뜨리고 있다.

정당은 대의민주주의의 기본제도이며 핵심이다. 여야 당대표는 의회정치의 중심인물이다. 의원으로서의 경륜은 물론 당인으로서의 경험도 풍부해야 한다. 정당정치와 의회정치의 성공은 당대표의 자질과 지도력에 크게 달려있다. 그런 만큼 누구든지 당의 대표가 되려면 당과 국회에서 적절한 단계를 밟아야 한다. 그것이 성숙한 정치의 본질이다.

이 의원은 그동안 일개 당원이었을 뿐이다. 시장·지사 선거를 위해서 당적을 가졌었다. 민주당에서 무슨 자리를 맡아 일한 적이 없다. 이제 걸음마 당인이다. 한 달짜리 의원이다. 대표로서 당과 의원들을 끌고 가기엔 경륜·경험이 거의 없다. 차근차근 당과 국회를 배워나갈 처지다. 이른바 백의종군을 해야 마땅하다. 그런 그가 왜 "폭주기관차"라는 험한 비난까지 들으며 대표를 욕심내는지 국민들은 다 안다.

이 의원은 부정부패 수사를 피하기 위해서 당대표 자리를 악용할 것이다. 국회와 당을 볼모로 삼을 것이다. 자신 한 몸만을 지키기 위해 정국을 진흙탕 싸움판으로 만들 것이다. 대선에서 졌을 뿐 아니라 갖은 비리수사의 칼날 위에 서 있는 사람이 대표로 나서는 민주당의 처지가 딱하다. 이제 막 정당정치에 발을 디딘 초짜배기가 당을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민주당 상황이 안타깝다. 그렇게도 인물이 없는가? 민주당이 얼마나 허술한 정당인지 보여준다. 전통야당의 맥을 잇는 자부심·자존심은 찾아 볼 수 없다.

이 의원이 대표가 되어야 정국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고 민주당이 믿는다면 착각이다. 전통야당의 자존심을 위해서 민주당은 그를 대표로 뽑아서는 안 된다. 한국정치의 수준과 품격을 위해 그를 대표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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