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꼰대 싫어”
“진보꼰대 싫어”
  • 강지연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9.0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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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생이 투표장에 온다

-공정사회? 법과 질서를 침해하면서 여성, 북한, 장애인 배려하는 건 공정 아니고 꼰대일뿐

-진보꼰대의 아이콘 진중권, 이중적 모순적인 ‘쓰레기’. 보수 꼰대는 ‘답답한 할아버지’ 느낌

-박원순과 여성민우회 비슷해 보여 극혐. 나는 옳고, 못 따라오는 니네가 병신이라는 뉘앙스

교대 4학년생 남성. 아버지는 경기도, 어머니와 본인은 충청도 출신. 가정형편은 중간에서 약간 아래 수준. 정의당부터 시작해서 바미당, 민평당, 녹색당, 민주당, 자유한국당, 기권까지 골고루 표를 던진 레알 중도층이다. 편의상 I씨로 칭함.

나 : 투표성향이 널을 뛰는데?

I : 기권 또는 무효표를 가장 많이 던졌어요. 기권은 중요한 정치적 선택이예요. 기권이 늘어나면 기성정당들이 뭔가 있다고 반성하고 섬세한 수요조사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원래 1번, 즉 여당을 싫어합니다. 어느 정당이 집권하든 여당이 되고 나서 일 제대로 하는 꼴을 본 적이 없어요. 누가 후보인지 자세히 보는 편이에요.

나 : 첫 투표는 누구에게?

I : 정의당 찍었어요. 사회에는 비주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생각은 지금도 변함 없구요.

나 :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생각은?

I : 굉장히 실망스럽습니다. 제가 1번을 딱 한번 뽑았는데 그게 문재인이었어요. 그 때 이번에는 1번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문재인 찍었는데 후회한다”

나 : 그 확신의 이유는?

I :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을 맹신했죠. 정확히 말하면 ‘공정사회’라는 철학이요. 제가 보기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은 외교안보 정책 빼고는 모두 공정사회라는 화두를 던지고 있었습니다. 본인도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정의롭고, 결과는 공정할 것이라고 강조했구요.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정과 나의 공정이 거리가 있었다는 거였죠. 약자들에 대한 연민이 있는 줄 알았는데, 기본적인 법과 질서를 침해하면서까지 여성, 북한, 장애인 등 약자를 도우려 하는 모습에 실망했어요.

나 : 그거 좋은 거 아닌가요? 약자를 돕겠다는데…

I : 법과 원칙은 사회의 기본질서예요. 아무리 개인의 신념이 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해도 사회의 기본질서를 무시하면 그건 이기적인 사람입니다. 제가 그래서 진보꼰대를 싫어합니다.

나 : 진보꼰대가 뭔가요?

I :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을 남에게 강요하는 사람이요. 설득이나 논리가 없고 포용력은 더욱 없죠. 내가 옳으니까 나를 따르라, 아니면 넌 비도덕적인 사람이고 악마다! 이게 진보꼰대의 기본논리예요.

나 : 진보꼰대의 아이콘은?

진중권 

I : 진중권이요. 제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 중 하나예요. 이중적이고 모순적이죠. 지식인이라고 인정하지 않아요. 이런 말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쓰레기’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람들로 인해 생기는 사회적 개인적 갈등비용이 너무 커요. 그들은 갈등을 의도적으로 조장해서 개인적 이익을 챙기죠.

나 : 진중권이 챙기는 사적 이익은 뭔가요?

I : 본인 인지도 올리기죠. ‘어그로꾼’이 진중권의 본질이라고 봅니다.

나 : 보수꼰대도 있잖아요?

I : 보수꼰대에 대한 느낌은 ‘소통이 안 된다. 답답하다’예요. 진보꼰대는 무척 싫은 느낌인데, 보수꼰대는 ‘답답한 할아버지’ 느낌이예요. 둘 중에는 그래도 보수꼰대가 나아요.

자유한국당의 대표적인 이미지가 이 ‘답답한 할아버지’예요. 그들의 가치관이나 생각을 무시하는 건 아닌데 좀 알아듣게 얘기 해줬으면 하죠. 한 마디로 말해서 ‘니가 뭘 알아’ 스타일이라고나 할까.

◇보수꼰대는 답답한 할아버지 느낌

자유한국당 의원들

나 : 양당의 대표 이미지는 뭔가요?

I : 자유한국당은 경로당이요. 늙었다는 이미지가 강해요. 그리고 친박들이 문제예요. 친박들은 ‘망집’(*잃어버린 것에 대한 집착)이 있어요. 좋았던 옛 시절에 대해 집착하고 있는 게 보여요. 그에 비해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 집권을 통해 강하게 느끼고 있는데, 내로남불 위선자들 정당입니다. 이중적이고 모순적이예요. 예전에는 민주당이 나름 진보적인 무언가를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만 번드르하고, 실천은 별거 없더라구요.

탈원전 정책 논의하는 더불어민주당

나 : 민주당은 자기 말을 너무 잘 실천해서 문제 아닌가요? 탈원전 같은 거 보면?

I : 그들이 말하는 ‘공정사회’에 대해 제가 오해한 거죠. 제 또래의 공통점인데 공정에 대한 집착이 있어요. 대입도 영향이 있는데, 더 정확히는 학교 내신 관리 과정이 공정하지 않다는 피해의식이 커요. 어느 고등학교나 ‘우등반 밀어주기’ 현상이 있거든요. 공부 잘 하는 애들을 우등반에 넣어주고, 학교에서 주는 상장을 얘들에게 몰아주는 거예요.

공부 잘 못하다가 나중에 정신차려서 성적이 오르는 애들이 있잖아요. 학교에서 그런 애들을 결코 좋아하지 않아요. ‘너 왜 갑자기 시험을 잘 보고 그래?’라고 하면서 골치아파 하죠. 왜냐하면 얘 때문에 학교에서 그린 큰 그림이 무너지니까요. 그리고 대학에 오면 조별과제 무임승차 문제를 매일 겪으니까 공정성에 대해 문제를 항상 생각하게 됩니다.

나 : 자유한국당의 친박 이미지는 대변하는 정치인은 누군가요?

I : 황교안이 친박의 대표처럼 느껴져요.

나 : (깜짝) 제 기준으론 황교안은 친박이 아닌데요.

I : 그런가요? 잘 모르지만 우리 또래에서는 ‘황교활’이라는 별명이 유명해요. 근데 왜 ‘황교활’인지 얘기해 준 사람은 없었어요. 그냥 워딩이 입에 짝짝 붙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선풍기를 조립하는 박원순 부부 [출처 : 박원순 페이스북]

나 : 민주당 쪽 사람은 어떤가요?

I : 역시 잘 모르지만 박원순이 떠오르네요. 또래 친구들은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은데 전 좋아하지 않습니다.

◇“박원순 싫어한다”

나 : 박원순 싫어하는 이유는?

I : 여성민우회를 싫어해서요. 무슨 일 있을 때마다 사사건건 성명을 내는데 설득력이 없는 게 딱 진보꼰대 느낌이에요. 나는 옳고, 못 따라오는 니네가 병신이라는 뉘앙스죠. 제 가치관과 정면충돌하는 단체예요. 근데 왠지 모르지만 박원순과 여성민우회가 친한 것 같아서 싫어요.

나 : 앞으로 자유한국당에 투표할 의향 있으신지?

I : 이전에 지방선거에서는 자유한국당 뽑았어요. 그 이유는 개인적 인연으로 상대 민주당 후보가 나쁜 사람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선거에서는 떠오르는 빅 이슈들이 있잖아요. 그때 내 입장을 대변한다고 생각하는 정당을 고를 거예요. 자유한국당이라고 배제하진 않을 거예요.

나 : 마지막 질문. 진보꼰대를 싫어하는 이유가 혹시 운동권 출신 부모님에 대한 반감은 아닌가요?

I : 저희 부모님은 고졸인데요. 아, 그리고 부모님은 문재인 엄청 싫어하세요. 수산업 하시는데 문재인 되고 나서 갑자기 장사가 안 되기 시작했다고요.

jayooilbo@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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