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정환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전 세계회장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피격 사망사건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과거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2인자로 불렸던 곽정환 가정연합 전 세계회장이 최근 아베 신조 전 총리 저격사건과 관련해 ‘통일교 활동이 본래 있어야 할 자리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벌어진 사건’이라며 일축했다.

곽 전 회장은 19일 서울 종로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통일교회에서 가장 오랫동안 지도자로 있었던 만큼 스스로 아베 총리 죽음에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아베 전 총리의 사망사건은 현 (통일교의)통일 운동이 정도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통일교의 일본 헌금 시스템을 비판했다.

아베 전 총리를 살해한 야마가미 테츠야(41)가 범행 동기로 ‘모친의 통일교 10억 헌금’이라고 밝힌 가운데 일본에서 막대하게 걷은 헌금이 통일교 대리석 궁궐을 짓는데 쓰였다고 곽 전 회장은 주장했다.

곽 전 회장은 "일본의 가정 연합은 무리하게 걷은 헌금을 한국으로 송금하고 있다고 본다. 이렇게 모인 헌금으로 가평군에 천문학적 자금이 들어가는 화려한 대리석 궁궐들을 짓고 있다"면서도 "일본교회의 헌금 액수와 헌금이 사용된 경로에 대해서는 담당자가 아니라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헌금이 통일교의 세계적 활동에 크게 뒷받침되고 기여한 것도 많다. 헌금을 나쁘게 운용하는 방식으로 사용했다. 헌금을 받은 교회는 전적으로 책임을 느껴야 한다"며 "통일운동에 몸담았던 사람들로서 아베총격사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저격범 범행 동기가 헌금문제로 일본 가정연합 원한과 연관있다는 소식듣고 깊이 책임을 통감하게 됐다"고 밝혔다.

곽 전 회장은 1958년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옛 통일교)에 입교했다. 천주평화연합 초대 의장, 세계일보 초대 사장, 프로축구팀 성남 일화 구단주 등 교단 최고위직을 거쳤으며 한국프로축구연맹 회장을 맡기도 했다. 고(故) 문선명 통일교 총재의 셋째 아들인 문현진 씨 장인이기도 한 그는 내부갈등 끝에 2009년 통일교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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