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은 서훈을 왜 만났을까?
양정철은 서훈을 왜 만났을까?
  • 장자방(필명)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9.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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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권서 이런 일 있었다면 부정선거 모의했다고 난리쳤을 것

민주연구원은 민주당의 씽크탱크 역할을 하는 부속기관이다, 민주연구원은 총선전략을 수립하고 정책을 개발하고 공천과 관련된 여론조사를 하는 연구원이다. 연구원장의 인사권은 표면상으로는 당 대표의 권한이다. 최근 민주당은 민주연구원장에 문재인의 복심이라고 회자되고 있는 양정철을 임명했다, 양정철의 임명은 이해찬의 뜻이 아니라 문재인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였을 것이다.

평상시라면 언론에서 취급조차도 해주지 않는 자리가 정당 부속기관에 불과한 연구원장이다. 그러나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의 복심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는 양정철이 임명되자 언론으로부터 당 대표를 능가하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양정철의 첫 일성도 총선 승리에 방점을 찍었다,

당 부속기관에 불과한 연구원장이 이처럼 화제가 된 것은 그가 비록 장외에서 떠돌기는 했지만 문재인의 후광을 등에 업은 막강한 그림자 실세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문재인 정권은 차기 대권으로 가는 길목에서 치러지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을 각 분야에서 연출하고 있는 중이다,

우선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경제 정책 실패를 만화하기 위해 엄청나게 재정을 확대하고 팽창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또 지속적으로 과거 회귀형 적폐청산을 계속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권의 전위대격인 민노총이 실정법을 유린하고 짓밟아도 찍소리 내지 않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내년 선거 승리를 위해선 지지층 결집이 절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봐야 한다,

이제 내년 총선까지는 불과 10여 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민주연구원도 지금부터 총선준비에 박차를 가할 때가 되었다는 뜻이다, 이토록 민감한 시기에 양정철과 정치적 중립이 생명인 서훈 국정원장이 강남에 있는 모 한정식당에서 회동을 가졌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설명이 되지 않는 일임이 분명하다.

◇모범택시비까지 미리 현금으로 지불

서훈 국정원장(왼쪽)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오른쪽)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한정식집에서 회동을 마친 뒤 식당 밖으로 나오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서훈 국정원장(왼쪽)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오른쪽)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한정식집에서 회동을 마친 뒤 식당 밖으로 나오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그 식당의 일인당 한끼 식사비가 8만 8천원이나 된다고 하니 비밀이 보장될 만큼 밀실이 잘 갖추어진 최고급 식당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살다 살다 세상에 처음 듣는 얘기도 나왔다, 비싼 식사비에다 모범 택시비까지 미리 현금으로 지불하는 식당이 강남에 있다는 얘기는 세삼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국회 정보위원장은 국정원장 서훈의 전화번호조차 모른다고 하며 1분 독대도 못하는 처지라고 한다. 그러니 양정철은 국정원장도 꼼짝하지 못하는 그야말로 무관의 제왕급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대단한 권세가임이 드러난 셈이다. 청와대는 사적 만남이라고 얼렁뚱땅 넘어갈 기색이지만 머리에 굵직한 감투를 쓴 공인 간의 만남을 사적인 만남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청와대의 눈에는 국민이 조선시대의 미개한 백성쯤으로 보이나보다.

이들이 회동했다는 것 자체가 공적인 성격을 가지게 마련인 만큼 청와대의 해명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 아닐 수 없다. 이 사실이 보도되자 양정철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들과 함께한 만찬으로 민감한 얘기는 없었다‘면서 옹색한 변명을 내놓았다.

하지만 그 말을 액면 그대로 믿을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다, 웃기는 것은 양정철은 자신과 서훈의 만남이 언론에 보도된 이유가 누군가 정보를 흘렀거나 미행하여 알려진 것으로 늬앙스를 풍겼다는 점이다,

마치 몰래 도둑질 하다가 들켰을 때나 나타나는 감정표현이 아닐 수가 없다, 떳떳한 만남이었다면 이런 늬앙스를 풍길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은밀하게 추진되어 온 회동이었는지도 모른다, 만약 전임 정부에서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났다면 부정선거 모의를 했다고 생난리를 쳤을 것이다,

양정철은 서훈 국정원장과 단독으로 만난 것이 아니고 일행도 있었다고 하며 일행은 밝힐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뜬금없이 MBC 북한전문기자 김현경이 자진해서 자신도 참석했다고 밝혔다. 김현경 기자의 등장은 정치적으로 논란이 될 만한 대화가 없었다는 것을 증명해주기 위한 물타기인지도 모른다. 마치 카메오처럼 말이다.

◇북한카드를 이용한 총선전략 논의 가능성

기사 내용과는 관련 없는 사진.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그 자리에 김현경 기자 외에도 또 다른 사람이 있었다는 설도 있다. 양정철과 서훈이 한시간 가량 단독으로 대화를 나누었다는 소문도 있다. 그러니 진실이 밝혀지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더구나 정권의 나팔수 격인 MBC 소속의 북한전문기자가 동석했다면 어쩌면 북한 카드를 이용한 총선 전략을 논의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가 없다.

이들이 만났던 시간도 4시간 이상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그저 인사만 하고 환담만 나누기에는 상당히 긴 시간이었다. 특히 4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었다면 문재인 정권의 최대 희망사항인 총선 승리 관련 얘기가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총선이 불과 10개월 밖에 남지 않았으니 합리적인 의심이다, 전임 정부의 국정원장들은 이런 저런 죄목을 뒤집어쓰고 감옥에 가 있다. 그런데도 집권 여당의 연구원장과 정보기관의 수장이 은밀한 곳에서 만났다는 자체 하나만으로도 정치개입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 아닐 수가 없다, 두 사람의 부적절한 이 만남, 반드시 사실관계가 밝혀져야 할 것이다,

jayooilbo@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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