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석
조우석

지난 주말 서울시청 주변이 둘로 쫙 갈라졌다. 동성애 전쟁 때문인데, 코로나19 이후 3년 만의 오프라인 세 대결이었다. 이른바 서울퀴어축제 주최 측이 서울광장을 점유한 반면, 그걸 견제하는 국민대회는 10만 인파가 모였음에도 외곽을 돌아야 했다. 동성애가 하나님 창조질서에 어긋난다는 목소리도 그날 유독 풀이 죽었다. 대신 서울광장 내부는 동성애가 글로벌 대세인 듯 신났는데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 대사가 부임 첫 일정으로 거길 참석했던 탓이다. 그는 "인권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호언했다.

성소수자 인권은 보편적 권리란 그런 주장에 그날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대사 등 12개국 외교관이 동조했으니, 한겨레 등 좌파 언론이 흥분할 만했을까? 반면 조중동은 보고도 못 본 척하는 상황인데, 세상 참 고약하다. 진실을 수호하려는 사람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이 국면에서 오늘 바른 말을 좀 하려 한다. 필자는 이른바 혐오 발언 혐의를 뒤집어 쓴 채 7년 전 동성애자들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이력이 있다. 2015년 말 거리로 쏟아져나온 성소수자 궐기 때 저들은 포스터 6번 항목에 ‘조우석 축출’을 집어넣었다.

"동성애는 좌파의 비밀병기"란 필자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인데, 그들은 1년 뒤 탄핵세력 좌파와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현직 대통령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란 발언을 놓고 다시 아우성을 쳤던 것이다. 그런 사람이 어찌 공직인 KBS 이사직에 있느냐며 달려든 것인데, 그건 얼마 전 "동성애는 질병"이라고 했던 김성회 전 대통령실 비서관이 표적 공격을 당한 것과 같다. 오늘 밝히지만 그 소신 전혀 변함없다. 동성애야말로 고도로 이념적 사안으로, 교회 파괴-국가 전복-가정 해체를 겨냥한 좌파의 노림수가 맞다.

역사적 배경도 중요하다. 서구 좌파는 68혁명을 계기로 ‘문화의 옷을 걸친 정치투쟁’을 시작했는데, 공산권 붕괴 뒤엔 네오마르크시즘의 급물살을 탔다. 그게 30년 세월이 흘러 대한민국의 국회-국가인권위-서울시 등에 깊숙이 침투했다. 요즘 저들이 동성애 예방 대신 동성애 인권을 떠들고 차별금지법 입법에 난리인 것도 그 배경이다. 정말 제정신이 아닌 시절인데, 두 가지를 지적한다. 이번 퀴어축제를 허가한 서울시장 오세훈의 기회주의적 처신, 문제 있었다. 그리고 동성애자로 알려진 골드버그 대사도 자중하고 한국 상황 공부를 더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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