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가 19일 첫 비행에 성공했다. KF-21 1호는 40여 분 비행을 하면서 기본 기체 성능 등을 확인했다. 대한민국이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 국가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 선언 이후 21년 4개월 만이다. 대한민국 공군은 물론 항공군수산업의 새 역사를 여는 뜻깊고도 중요한 비상이었다.

KF-21은 사업 규모가 8조8천억 원이다. 유사 이래 최대 규모 방위력 증강 사업. 그러나 예산 크기만으로 그 가치를 따질 수 없다. KF-21은 국산 무기체계의 자존심을 높였다. 진정한 최초의 국산 전투기로 꼽히기 때문. 대한민국 공군의 다른 전투기들에 비해 국산화 비율이 높다. 특히 공중전에서 적기를 먼저 식별하고 지상 타격 목표물을 찾아내는 ‘전투기의 눈’인 AESA 레이더 등이 바로 국산이다. KF-5 제공호와 KF-16는 면허생산 기종이라 국산화 비율이 40% 이하다. KF-21 1호기의 국산화 비율은 65%. 머지않아 80% 이상으로 늘어난다고 한다. 나아가 5세대 스텔스 전투기 또는 그 이상의 성능을 갖춘 전투기로 개량될 전망이다.

전투기 개발 사업은 정밀공학 등 과학기술의 결정체다. 그러나 기술만으로 정밀무기체계가 개발되지 않는다. 국민의 이해와 지원 없이는 어렵다. 어마어마한 예산이 들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도 정밀 군수산업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해왔다. 미래 전쟁에 대비하는 국민 공감대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한의 존재 등 한반도를 둘러싼 위험한 안보환경에도 불구하고 전투기 개발 등을 일종의 낭비로 보는 경향이 있다. 당장 필요하지 않다는 것. 이른바 평화주의자들은 무기개발에 대한 여론을 나쁘게 만든다.

하지만 정밀무기체계 개발은 부가가치가 높다. KF-X 사업만 해도 생산유발 효과가 24조4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 고용창출 효과도 크다. 세계 수출시장도 무궁무진하다. 기술국가의 이미지도 높아진다. 안보역량 강화는 물론 경제발전을 위해 전투기 개발 사업은 적극 추진되어야 한다. KF-21 첫 비행이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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