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용나례희’ 공연 리허설. /한국문화재재단

1981년 창단 이래 전통 예술의 아름다움을 알려온 한국문화재재단 예술단이 특별한 무대를 펼친다.

코로나19의 긴 여정을 이겨낸 모두를 위해 ‘치유 예술극’이라는 주제로 선보인다(21~23일). "지난 2년여 힘들었던 사람들에게 치유의 감정과 행복을 전하고 싶었다."김경숙(59) 한국문화재재단 예술단 예술감독의 설명이다.

민속극장에서 올해 처음 개막한 이번 공연은 전통적인 나례에 처용 설화를 더했다. 김 감독에 따르면, ‘역신’(疫神: 전염병 귀신)을 물리치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게 처용 이야기다. 코로나19가 오늘날의 역신이므로 그(처용)를 소환했다. 전통적 요소를 현대에 맞게 적절히 풀어낸 것이다.

공연은 처용과 역신의 등장으로 시작되며, 크게 세 부분으로 이뤄진다. 임금이나 사신이 행차할 때 펼쳤던 행나(行儺)에선 탈과 붉은 건(巾)을 쓴 채 붉은 치마를 입은 소년이 나타나 채찍을 휘두른다. ‘역질’(전염병을 의미)을 쫓는 행위다. 이어 12지신은 이를 단단히 봉인한다.

그러나 다시 전염병이 발발해 ‘구나’(驅儺)가 벌어진다. ‘구나’란 고려·조선 시대 궁중에서 세밑 역귀를 쫓는 의식을 연극처럼 연출하던 풍습을 말한다. 끝내 역질을 물리친 처용, 백성들은 마침내 평안함을 되찾고 신명나는 춤사위로 모두가 축제를 즐긴다.

김경숙 한국문화재재단 예술단 예술감독. /한국문화재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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