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독일 루브민에 있는 노르트스트림1 천연가스 해상 파이프라인 육상 시설 위로 아침해가 떠오르고 있다. 노트트스트림1은 이날 정기 보수를 이유로 오는 21일까지 가동을 멈출 예정이며 이날 오전 6시부터 가스 흐름이 축소되기 시작했다. /AP·DPA=연합
11일(현지시간) 독일 루브민에 있는 노르트스트림1 천연가스 해상 파이프라인 육상 시설 위로 아침해가 떠오르고 있다. 노트트스트림1은 이날 정기 보수를 이유로 오는 21일까지 가동을 멈출 예정이며 이날 오전 6시부터 가스 흐름이 축소되기 시작했다. /AP·DPA=연합

국제에너지기구(IEA)가 18일(현지시간) 유럽이 에너지 공급원 다변화를 하더라도 러시아산 가스 없이 겨울을 나긴 역부족이라고 경고했다.

올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까지 천연가스 대(對)러 의존도 55%였던 독일이 연내 폐쇄 예정이던 원전 3기의 수명 연장 가능성을 발표했다. 러시아가 11일부터 독일과 연결된 가스관 노드스트림1의 유지·보수를 구실로 공급량을 대폭 줄인 상태다. 보수 기간이 21일까지로 예정됐으나, 재개를 장담할 수 없다.

러시아 가스 전면 차단의 위험 속에 최근 독일은 화석연료로의 일시적 회귀를 선언하기도 했다. 독일 최대 러시아 가스 구매자인 유니퍼가 전날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으로부터 ‘불가항력’을 주장하는 서한을 받았다고 밝혔다. 천재지변·전쟁 등 상황에 의한 ‘불가항력’이 인정되면 계약이행 의무를 면제 받을 수 있다.

독일에선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의 ‘원전 중단’ 공약에 따라 올해 말까지 3개 원전을 폐쇄할 예정이었으나, 수명 연장을 둘러싼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1970년대 ‘반핵 운동’ 속에 성장한 녹색당에게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녹색당은 1979년 전국 정당으로 출범해 1998년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SPD)과 연정을 구성하며 세를 키웠다. 현재 SPD 올라프 숄츠 총리 내각에 시장친화적인 자유민주당(FDP)과 함께 집권 연정 멤버다.

‘에너지난’이라는 현실이 녹색당의 ‘이상’과 ‘현실’ 괴리를 심화시켰다. 심지어 "반핵 집권당"이란 비난까지 듣고 있다. 독일 내 여론도 돌아섰다. RTL·ntv방송의 설문조사 결과, 독일인 약 68%가 ‘탈핵 재고’에 찬성했으며, 보수당들은 녹색당을 "비현실적 이념 정당"으로 몰아부친다. 더구나 최근 녹색당이 "석탄 화력 발전으로의 일시 회귀"라는 궁여지책을 내세우자, "내부적으론 반핵 정당"이면서 "앞뒤 다른 주장을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녹색당의 역사를 감안할 때 입장 변화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유럽연합(EU)은 겨울 대비 가스절감방안(권장사항)을 다음 주 발표한다. 로이터 통신이 입수한 권고 초안에 따르면, ‘원전폐쇄 연기’, 가능한 한 ‘원자력 전환’이 들어 있다. 원전검사 전문기관인 TUEV SUDE사도 긍정적 반응이다. "독일 내 원전은 기술적으로 우수하며, 10년마다 전체적 점검이 필요하지만 몇 달 내 끝낼 수 있다."

1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소재 리히터펠데 열병합발전소 전경. 베를린 남서부 지역의 전기·난방 공급을 맡아 온 발전소다. 11일부터 독일과 러시아를 잇는 천연가스 수송관 가동이 일시 중단된 가운데 러시아 가스의 전면 중단 가능성을 앞두고 비상대책 마련에 나섰다. /EP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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