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유람선 사고가 더욱 안타까운 이유
헝가리 유람선 사고가 더욱 안타까운 이유
  • 박 수 영 한반도선진화재단 대표
  • 승인 2019.0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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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뒤 노란리본만 달고 본질인 해상안전 뒷전

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헝가리 부다페스트로부터의 안타까운 소식에 온 국민이 눈물짓고 있다. 33명의 우리 국민이 탄 배가 두 동강이 나고 그 중 7명만 구조되었다는 소식에 온 나라가 망연자실이다. 이런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고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안전문제에 더욱 큰 국민적 관심과 정부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이번 사고가 더욱 안타까운 것은 세월호 침몰을 겪었고 이와 유사한 해상사고를 겪으면서 안전을 다짐 했던 우리 국민들에게 이런 비극이 또 일어났다는 점이다. 매우 이상적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5년전 세 월호 침몰이라는 엄청난 비극을 겪었던 우리 국민들이 관광객이었기에 어쩌면 모두는 아니라도 대부분이 구조되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정상적인 국가라면, 지난 5년 동안 온 국민이 안전사고 특히 해상에서의 안전사고에 관해서는 전 세계 어느 국민보다 전문가가 되어 있어야 했다. 예방 및 탈출 교육은 물론 구조훈련을 철저히 했어야 했다. 여행사는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관광객들을 선박에 태우는 일이 절대 있을 수 없는 후진적인 일임을 알고 적어도 세월호 이후에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이라는 걸 스스로 깨달았거나 정부로부터 교육을 받았어야 했다.

◇구명조끼 안 입기 예사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한국 관광객들이 야경을 보기 위해 빌려 탄 유람선이 다른 선박과의 충돌로 침몰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관광객들도 배에 승선하면서, 구명조끼를 입지 않고 타라는 여행사에 대해 항의하거나 승선거부를 할 정도로 깨닫거나 교육받았어야 했다. 또 일부 언론의 보도처럼 그 날이 악천후였다면 승선을 거부하거나 연기하자고 했어야 했다. 마지막으로,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충돌사고가 발생했다면, 전부는 아니라도 대부분의 우리 국민들이 구조될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생존수영법을 알고 있었거나 배웠어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앞에서 언급한 어떤 깨달음도 교육도 없었던 것이다. 지난 5년 동안 세월호라고 하는 엄청난 사고를 겪고 온 나라가 휘청거릴 정도로 혼란과 갈등이 있었으며 (반드시 세월호 때문만은 아니지만) 대통령이 탄핵되는 정치적 격변이 있었음도 불구하고, 해상사고는 전혀 예방되지도 않았고 승객들은 탈출에 성공하지도 못하고 구조되지도 못한 것이다.

우리 좀 솔직해지자. 지난 5년 동안 우리나라가, 우리 정부가, 우리 정치인들이 한 일은 무엇 이었던가? 국민의 안전에 대한 인식을 더 높였는가? 조금이라도 높아졌다면 그게 행동으로 옮겨지도록 체화되었던가? 국민 누구든 안전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나 훈련을 받은 기억은 있었던가? 모든 학생들에게 생존수영법이 가르쳐졌던가?

◇세월호를 정쟁으로만 이용한 것 반성해야


 유람선 침몰 다뉴브강에 '애도의 장미꽃'. 한국인 관광객들을 태운 유람선 '허블레아니'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지난 달 30일 실종자 수색작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한 시민이 머르기트 다리 위에서 장미꽃을 강에 떨구며 애도를 표하고 있다. 

과문한 탓인지 몰라도 이런 얘기를 들은 기억이 없다. 기억이 있다면 세월호를 둘러싼 정치싸 움과 노란 리본, 그리고 광화문 텐트 밖에 없다. 본질적인 문제인 안전을 실질적으로 제고하는 노력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고, 정쟁만 벌여왔던 것이 우리 사회 아니었던가? 그래서 그 5년 동안 국내에서도 여러 사고가 끊이지 않았고, 마침내 해외에서도 사고가 발생한 것 아니던가?

우리 좀 더 솔직해지자. 이번 사고의 원인을 악 천후라든지 여행사의 안전불감증으로 돌리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을 추구하는 자세가 아니라고 본다. 우리 정치가 우리 정부가 세월호 침몰사고를 계기로 근본적인 해결을 마련하려 하지 않고 정치적 쟁점으로 이용만 하려고 한 댓가를 지금 치르고 있다는 걸 인정하자. 그런 깊은 반성이 수반되어야만 또다른 세월호, 또다른 부다페스트의 비극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비단 안전사고 뿐만 아니다. 우리 사회 전반에 깔려있는 정치과잉 문화, 본질적인 해결보다 순간 적인 모면만 추구하는 대충주의 문화, 사회의 진보보다 개인적 이해를 앞세우는 정치문화와 공직 문화를 개선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선진화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는 사이 또 다른 세월호, 또 다른 부다페스트의 비극은 속절없이 반복될 것이다.

jayooilbo@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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