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에 윤석렬 이름이 왜 보이는가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에 윤석렬 이름이 왜 보이는가
  • 장자방(필명)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9.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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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며칠밖에 지나지 않았던 2017년 5월 17일, 문 대통령은 무엇이 그렇게도 급한지 윤석렬 대전 고검 검사를 서울지검장으로 전격 발탁했다, 윤석렬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벼락출세였다. 이때는 법무부 장관도 공석이었고 검찰총장도 공석이었다.

그런데도 서울지검장을 가장 먼저 임명한 것은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법무부 장관이나 검찰총장보다도 실질적으로 적폐수사를 진두지휘할 수 있는 서울지검장이 더 중요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특히 문 대통령의 윤석렬 기용은 기수와 서열도 최소한 두서너 단계를 뛰어넘는 그야말로 검찰 역사상 전례가 없는 파격적인 인사였다.

서울지검장 자리는 검찰총장 다음으로 서열이 높은 검찰 제 2인자라는 것이 정치권과 법조계의 중론이다. 청와대의 충견이 될 수밖에 없는 숙명적인 자리가 서울지검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한 자리다. 모든 길이 로마로 통하듯 정권의 하명수사의 모든 통로가 서울지검장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막강한 자리에 윤석렬이 임명되자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최순실 사태,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한 의혹, 정윤회 문건, 국정농단 사건 등을 철저하게 조사하라는 문재인의 정치적인 의도가 나타났다는 해석이 줄을 이었다, 윤석렬은 작년 검사장급 인사이동 때도 서울지검장에 유임됨으로써 문재인 정권의 충복임이 증명되기도 했다,

윤석렬이 서울지검장에 임명할 당시, 청와대는 윤석렬의 발탁에 대해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고' 오직 법에 따라 행동하는 검사의 모범이라고 했다. 전임 정부에서 홀대를 받았다고 생각했을 윤석렬 입장에서는 서울지검장의 임명은 너무나도 황송하여 감음(感泣)을 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윤석렬, 취임식도 않고 박근혜 공판 상황 점검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그래서였을까? 윤석렬은 서울지검장 취임 첫날 취임식도 생략하고 곧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공판 준비 상황 등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첫날부터 법 보다는 자신을 발탁한 사람에 대한 충성을 여지없이 보여주었다고 해도 손색이 없었다,

그 이후부터 오늘까지 윤석렬은 청와대가 원하는 방향대로 적폐 수사에 임하여 전임 정부에서 일했던 사람 100여명에 대해서 무리하게 법 적용을 하면서까지 죄인으로 만들었다. 수사도중 스스로 목숨까지 끊는 불상사가 속출하기도 했다. 이처럼 윤석렬 휘하의 서울지검은 정권의 입맛에 쏙 들게끔 악랄하고도 집요하게 수사를 하여 충성심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그러나 전임 정부 사건에서는 엄혹한 법 잣대를 적용시켰지만 현 정권에서 발생한 환경부 블랙리스트 같은 사건에는 얼렁뚱땅 넘어가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고 오직 법에 따라 행동하는 검사라는 청와대의 사탕발림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것이 드러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검경수사권 조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에 강력 반발했던 현직 검찰총장인 문무일은 7월 24일이면 임기가 끝난다.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는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 물색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군 중에는 대검차장, 법무부 차관을 비롯하여 최소한 6~7명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고 한다.

차기 검찰총장 유력 후보 4인. 왼쪽부터 봉욱 대검찰청 차장검사, 김오수 법무부 차관, 이금로 수원고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 뉴스1
차기 검찰총장 유력 후보 4인. 왼쪽부터 봉욱 대검찰청 차장검사, 김오수 법무부 차관, 이금로 수원고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 뉴스1

이들 중에는 윤석렬의 이름도 당당히 올라있다. 차기 검찰총장 인선의 필요, 충분조건은 누가 뭐라고 해도 문재인 정권이 추진하는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반발하지 않고 순한 양처럼 고분고분 따라줄 총장이 절대 필요하다는 것은 삼척동자라도 짐작할 수 있는 사안이다. 이런 점에서 청와대는 어쩌면 차기 총장으로 윤석렬을 점찍어 놓았을지도 모르므로 관심 집중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문재인 정권의 입장에서는 윤석렬이 정권에 대한 높은 충성도를 바탕으로 정권의 하명 수사를 충실하게 실행해줄 가장 적합한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아시다시피 문재인 정권은 검경수사권 조정에 사활을 걸고 있다. 검경수사권 조정안은 검찰의 권력을 빼앗아 경찰에 주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야말로 좌파세력의 장기집권을 위해선 절대 필요한 권력 충성기관이 또 하나가 생기는 일이므로 그 어떤 반발이 있더라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에 하나, 윤석렬이 검찰총장이 된다면 문무일 총장처럼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반대할 수 있는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의도를 간파하고 나선 사람이 송인택 울산지검장이었다. 송인택은 국회의원에게 보낸 장문의 글을 통해 검찰의 보고 시스템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밝혔다.

◇송인택, “검찰 보고체제와 인사시스템 고치는게 검찰개혁”


송인택 울산지검장

송인택은 "일선 검찰청 수사 상황이 대검찰청으로 보고가 되고, 대검은 법무부에 보고하고, 법무부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보고한다는 건 검사라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며. 지금도 변한 게 없다"며 "상대방에게 수사 정보를 다 알려주고 수사해야 하는 구조로는 살아 있는 권력, 현 정권에 대한 수사는 불가능하다"고 하면서 "현 검찰의 보고체제와 인사시스템을 당장 고치는 게 진정한 검찰 개혁"이라고 정곡을 찔렀다,

송인택 지검장은 정권에 휘둘리기 쉬운 검찰의 구조적 문제 등을 고쳐야 한다는 게 개혁의 핵심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송인택은 또 이런 말도 했다, "청와대가 보고는 받았어도 사건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면 초등학생도 믿지 않을 위선"이라고 단정했다.

검찰총장 등은 자기를 임명해준 대통령에게 빚진 마음을 갖게 되어 정권이 원하는 방향대로 검찰 수사가 기울어질 수박에 없어 공정성 시비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전적으로 공감이 가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검찰 개혁의 요체는 대통령에게 주어진 검찰총장의 인사권을 없앤 다음 독립적인 기구에서 검찰총장을 선출할 수 있게끔 인사시스템을 개혁하는 일이다. 이렇게 된다면 굳이 공수처 같은 것을 새롭게 만들 필요도 없을 뿐 아니라 검경수사권 조정 같은 일로 검,경이 서로 얼굴 붉히며 삿대질 하는 추한 꼴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jayooilbo@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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