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수
전광수

오랫동안 계속된 불황 끝에 조선 산업이 호황기를 맞고 있다. 그런데 조선업계는 울상이고 정부는 비상이다.

국내 ‘빅3’이자 세계 4위 조선업체인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가 임금 30% 인상 등을 요구하며 지난 2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경남·거제·옥포조선소의 5개 도크(배가 만들어지는 공간) 중 가장 큰 제1도크를 점거한 채 건조작업을 막고 있다. 이로 인해 대우조선해양은 제1도크에서의 진수뿐 아니라 관련된 모든 공정이 중단된 상태다. 조선소의 상징이기도 한 도크가 점거된 것은 세계 조선업 역사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이례적인 일이라고 한다.

이 상황이 ‘택배 대란’을 일으킨 택배 노조의 파업보다 심각한 이유는, 하청 노조의 파업이 50일 가까이 이어지면서 세계 1위 타이틀을 가진 한국 조선업의 근간 자체가 흔들릴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몇 년간 이어진 중국의 가격 후려치기에 고전을 면치 못했던 선박 수주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이는 한국 조선업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통한 높은 품질과 100%에 가까운 납기 준수율로 쌓아온 신뢰도에 의한 것이었다. 하청 노조의 실체는 역시나 ‘금속노조’이다. 심지어 이들은 법원이 도크를 점거 중인 노조원들에게 퇴거를 명령했음에도 집회 및 시위,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법 위에 노조 있다’라는 말이 여전히 유효한 듯하다. 더욱이 대우조선해양은 1999년 대우그룹이 위기에 빠지며 산업은행의 관리를 받은 23년 간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을 통해 총 7조 원이 넘는 공적자금 지원을 받아왔다.

다행스러운 점은, 대통령이 문재인이 아닌 윤석열이라는 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산업 현장에 있어서 또 노사관계에 있어서 노든 사든 불법은 방치되거나 용인돼서는 안 된다"라는 말에 이어 "국민이나 정부나 다 많이 기다릴 만큼 기다리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같은 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헬기를 타고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조의 파업현장을 점검했다고 한다. 언론과 좌파 단체는 벌써부터 ‘공권력을 통한 진압’ 등을 기사로 뽑아내고 있다.

지난 택배 노조 사태를 통해, 우리는 국민이 수십 년간 이어온 노조의 ‘을질 횡포’에 더이상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됐다. 당시 ‘우리는 파업하지 않습니다. 고객만 봅니다’라는 스티커를 붙인 비 노조 택배원들이 자발적으로 형성되기도 했다.

이번 대우해양 하청노조 건은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한 상황을 반전할 기회이기도 하다. 이미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강력한 정부의 의지를 표명했다. 이후에도 불법 파업이 계속된다면, 공권력을 투입해 엄정 대처하면 될 일이다. ‘법 위의 노조’라는 잘못된 생각 자체를 뜯어고쳐야 한다. 그것이 국민이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든 ‘정의’와 ‘공정’을 이행하는 길이자, 지지율 반등의 초석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