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의 투톱은 이순신과 해전이다. 인물은 배우들 몫이지만 해전은 순전히 기술과 인력이다. ‘한산’은 ‘명량’ 스탭들이 참여했다. 여수에 사극용 오픈 세트를 지었고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렸던 강릉 스피드스케이팅장 안에 배 세트를 만들었다.
배가 등장하는 가장 유명한 영화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타이타닉’(1997)이다. 이 영화를 찍을 때 감독은 타이타닉호를 복제한 대형 세트를 지어 거대한 물탱크 안에 띄웠다. 그리고 실제 침몰시키면서 찍었다. 배가 가라앉고 마침내 두 동강이 나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배우들은 며칠을 차가운 물속에서 보내야 했다.
하지만 ‘한산’ 팀은 물 없이 찍는 방법을 택했다. ‘명량’에서 습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물 위에 배를 띄우지 않고 촬영했다.물은? 나중에 CG로 넣으면 될 일이었다. 배 위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을 위해 첨단 촬영 시스템인 프리 비주얼, 애니메이팅 기술이 적용됐다.
애니메이션 속 연기를 보며 배우들은 동선을 익히고 감정을 가다듬어 연기할 수 있었다. 포스트 프로덕션 단계에서 VFX 스탭들이 스펙터클한 해전을 완성했고, 관객들은 IMAX 화면을 통해 영화를 볼 수 있게 됐다. 총 제작비 312억 원 가운데 CG(컴퓨터그래픽)에 들어간 제작비가 100억 원 정도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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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청 영화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