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동부 도네츠크 등 4곳 크림반도 처럼 가짜 '국민투표' 준비
푸틴, 이란 방문 '반미 연대' 연출...터키 대통령 등과 함께 3자회담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부터)과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3자 회담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부터)과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3자 회담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등지의 병합을 위한 수순에 들어갔다고 미국 백악관이 밝혔다.

CNN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9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를 병합하기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동부 돈바스 지역 도네츠크 및 루한스크주와 남부 헤르손·자포리자 등을 사례로 꼽았다.

특히 커비 조정관에 따르면 "러시아는 가짜 국민투표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해당 지역의 러시아 측 대리인들이 연내 진행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올 9월 있을 러시아의 지방선거와 연계될 가능성도 있다. 불법으로 ‘허위 국민투표’를 진행할 관료 임명, 지역 방송 타워 장악, 러시아 여권과 주민증 신청 강요 등의 사전작업이 이미 시작됐다. 러시아는 2014년 ‘국민투표 결과 주민 97% 찬성’을 빌미로 크름(크림)반도 합병을 밀어붙힌 바 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이란을 방문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밀착’한 모습을 보였다. 세예드 에브리함 라이시 이란 대통령·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과 양자·3자회담도 했다. 푸틴 대통령이 옛 소련연방 이외의 국가를 찾은 것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순방 직후, 이란과 긴밀한 전략적 관계임을 과시한 셈이다.

이란에서 ‘신의 대리인’으로 추앙받는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서방의 속임수를 경계해야 한다. 세계 무역에서 달러화 사용을 점진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푸틴을 향해 "당신 아니었으면 서방이 먼저 전쟁을 일으켰을 것"이라며 추켜세우기도 했다.

이란이 곧 상하이협력기구(SCO)에 가입 신청할 것이란 보도도 나왔다. SCO는 중국이 주도하는 정치·경제·안보 동맹으로, 러시아·인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파키스탄이 들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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