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인권여성연합 “점점 개방화되는 성문화 등은 성욕 분출을 정당화”
“통제없는 욕구해소를 성적 권리로만 가르치는 불건전 교육이 확산돼”

18일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학교 캠퍼스 안에 '인하대생 성폭행 추락사' 피해자를 위한 추모 공간이 마련돼 있다. /연합
18일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학교 캠퍼스 안에 '인하대생 성폭행 추락사' 피해자를 위한 추모 공간이 마련돼 있다. /연합

“어린 나이에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인하대 여학생의 소식은 우리 국민 모두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그 피의자가 같은 학교에서 같이 계절학기 수업을 듣던 남학생이라는 사실은 이 충격을 더 가중시키며 우리 사회 어느 곳도 성폭력으로부터 안전지대가 없는 것은 아닌가라는 두려움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이다.”

바른인권여성연합(상임대표 이봉화)은 20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인하대 사건’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인하대 사건은 지난 15일 인하대 용현캠퍼스 2호관과 60주년 기념관 사잇길에서 1학년에 재학 중이던 여학생이 머리에 다량의 피를 흘린 채 나체 상태로 발견되어 병원으로 이송된 후 사망한 사건으로, 같은 학교 남학생이 피해 여학생에게 성폭행을 저지르고 추락시켜 숨지게 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여성연합은 이번 입장문에서 “이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들은 2016년 강남역 화장실 사건과 연관시키며 남성과 여성을 또 갈라치기하려는 냄새를 풍기고 있으며, 여초 커뮤니티에서는 여성혐오범죄 근절이라는 주장을 앞세워 여성가족부 존치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며 “이미 여성가족부와 기존의 여성단체들이 성폭력을 줄이는데 실질적인 기여를 하지 못했음은 지난 몇 년간 발생한 사건을 통해 입증이 됐다”고 전했다. 

이어 “여성을 피해자로, 남성을 가해자로 규정한 특정 프레임으로 성폭력 문제를 보는 편협한 시각은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성별 갈등을 부추겨왔다”며 “이제 성폭력 문제를 줄여나가는 데 실효성이 전혀 없는 피해자팔이는 여기서 멈추어야 한다. 이번 사건을 통해 국가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줄어들지 않는 성폭력 범죄의 원인에 대해 고민하고 그 해결에 대해 사회적 논의를 집중하기를 촉구한다. 바로 교육과 문화에 있어서 도덕과 윤리의 회복이라는 사회질서의 기본에 대한 자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 사회의 성문화는 성을 즐겁게 누리는 것으로 이해되고 심지어 학교현장에서도 아이들에게 섹스할 권리를 가르치고 있다”며 “성욕은 억눌러서는 안 되는 본능이자 기본적 욕구로 가르치면서 상대방의 동의만 구하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배우는 우리 사회에서 성폭력 범죄에 대해서 강력한 처벌로만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또한 “성욕은 자연스러운 본능이므로 어린 시절부터 자유롭게 누려야 한다는 교육은 성욕을 분출하여 구체적인 행위에 이르는 것 또한 어떤 상황에서도 침해받을 수 없는 권리라는 인식을 심어준다”며 “그런 맥락에서 성욕을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은 개인의 자유와 권리에 대한 침해가 된다. 그러나 본능을 절제하지 못하는 사회는 폭력과 야만의 위험성 앞에 개인을 내던져두는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더불어 “욕망에 절제라는 컨트롤러를 탑재시키지 않는다면 야만과 폭력은 끊이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사회의 성폭력 문제는 이러한 절제 및 그 미덕을 가르치지 않는 잘못된 교육과 그 교육이 빚어낸 잘못된 문화의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성은 좋은 것이지만 건강한 성을 누리기 위해서는 건강한 성생활을 안내하고 욕구를 절제하는 법도 가르쳐야 한다”며 “우리 사회를 얼룩지게 하는 성폭력의 문제는 단순한 여성에 대한 남성의 폭력의 문제가 아니다. 통제 없는 욕구 해소를 성의 즐거움으로, 성적 권리로만 가르치는 불건전한 교육과 그 문화의 확산이 이 사회를 방종과 타락으로 내몰고 있음을 명확히 인식하고 돌이켜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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