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1일 동진쎄미켐 발안공장의 반도체 소재 생산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이 장관은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마련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을 발표했다. /연합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1일 동진쎄미켐 발안공장의 반도체 소재 생산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이 장관은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마련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을 발표했다. /연합

정부가 반도체 초강대국 실현을 위해 인프라 구축 지원과 세제 혜택 확대를 골자로 한 파격적 투자지원 패키지를 마련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1일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반도체 소재 전문기업 동진쎄미켐의 발안공장을 방문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전략은 기업들의 투자심리를 북돋아 향후 5년간 반도체 분야에 340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자하도록 촉진하는데 방점이 찍혔다.

먼저 정부는 대규모 신·증설이 진행 중인 경기도 평택·용인 반도체단지의 필수 인프라 구축 비용을 국비 지원키로 했다. 단지 용적률도 기존 350%에서 490%로 최대 1.4배의 상향 조정된다. 아울러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시 중대한 공익 침해 등의 사유가 없으면 인허가 신속 처리를 의무화하도록 국가첨단전략산업특별법을 개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세제 혜택 확대에도 힘을 쏟는다. 그 일환으로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대기업의 설비투자 세액공제율을 중견기업과 동일한 8~12%로 2%포인트(p) 올리기로 했다. 국가전략기술의 범위도 넓혀 테스트 장비, 지식재산(IP) 설계·검증 기술 등을 포함시킬 방침이다.

반도체 기업의 노동환경 규제도 개선돼 일본 수출규제 품목의 연구개발에 한해 허용 중인 특별연장근로(주 52시간→최대 64시간)가 오는 9월부터 전체 반도체 연구개발로 확대된다.

특히 정부는 시스템반도체 시장의 패권 장악을 위해 차세대 시스템반도체 연구개발을 집중 지원한다. 2024~2030년 전력반도체 4500억원, 차량용 반도체 5000억원 규모의 예비타당성 사업을 추진하고 2029년까지 인공지능(AI) 반도체에 1조2500억원을 투입한다. 또 국내 우수 팹리스(설계전문기업) 30곳을 선정해 1조5000억원을 지원한다. 그렇게 세계 시장점유율을 현재의 약 3%에서 2030년 10%로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자립화율을 현 30%선에서 2030년 50%로 높이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를 위해 소부장 연구개발의 단 9%에 머물렀던 시장선도형 기술개발 비중을 내년부터 20%로 대폭 늘릴 계획이며 민관 합동으로 3000억원 규모의 생태계펀드도 조성한다. 인력난과 관련해서도 2031년까지 15만명 이상의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는 목표 하에 내년에 반도체 특성화대학원을 신규 지정해 교수 인건비, 기자재, 연구개발을 집중 지원키로 했다.

정부가 이 같은 반도체 종합 육성 전략을 수립한 것은 K-반도체산업 생태계가 취약하다는 현실 인식 때문이다. 실제 한국은 9년 연속 반도체 수출 1위를 달성했지만 기업·인력·기술·소부장을 아우르는 생태계는 미국·일본 등 경쟁국보다 뒤처져 있다. 특히 투자는 보조금, 세제 지원 등 인센티브가 부족해 반도체를 국내에서 제조할 유인이 부족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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