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소 조업정지 10일? 김밥집 얘기냐?
제철소 조업정지 10일? 김밥집 얘기냐?
  •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
  • 승인 2019.0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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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조업 정지는 위생 불량한 아이스크림 가게나 김밥집과 제철소를 구분하지 않을 텐데

-판사가 안전, 생명, 환경 운운하면서 조업정지 적법/적정하다 판결해도 공무원은 나 몰라라

-공무원, 노조, 환경단체 등이 기업과 미래 세대 대하는 자세가 너무나 무지막지하고 무책임

지자체가 제철소 조업 정지 10일을 때렸다는 뉴스를 듣고 하도 기가 막혀 몇자 썼더니 낙동강 페놀 방류와도 등치시키기도 하고, 부당하면 행정소송 하면 될거 아니냐 어쩌구 하는 반응을 접하고 더 기가 막혔다.

아마 조업 정지 10일은 규정에 따른 것일 게다. 그 규정은 법률의 위임을 받은 대통령령 또는 (공무원이 사실상 맘대로 주무를 수 있는) 별표나 시행세칙 등에 근거하고 있을 것이다. 영업/조업 정지는 위생 불량한 아이스크림 가게나 김밥집과 제철소를 구분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이 자체가 여간 황당한 게 아니다. 대소변 금지 5분과 호흡이나 심장박동 금지 5분은 같은 5분이라도 그 영향은 천지차이다. 김밥집 조업 정지 10일과 제철소 고로 정지 10일은 차원이 다른 것이다. 위생 점검에 걸린 식당에 ‘영업정지 10일’ 처분을 내리는 것과 고로에 대한 조업정지 처분은 차원이 다르다.

지자체가 조업정지 10일을 때린 것은, 아마도 (조업정지를 때리지 않으면) 환경단체 등이 행정명령을 집행하는 담당 공무원을 직무유기죄로 고발하겠다고 위협했을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정권이 박근혜 정권 인사들 때려잡을 때 전가의 보도처럼 쓴 직무유기, 직권남용, 배임 등이 앞으로 어떤 후폭풍을 초래할지 끔찍하다.

◇환경단체 시달린 공무원, 일단 행정명령 때리면 면피

아무튼 환경단체로부터 시달리는 공무원은 일단 행정명령 때리면 자신은 면피가 되는 것이다. 당연히 법원에서 행정명령의 적정성을 심사해서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려주기를 바랄 것이다(우리 이런 짓 너무 많다).

행여 미친 판사가 돈보다 안전, 생명, 환경 운운하면서 조업정지 10일이 적법/적정하다고 판결해도 공무원은 자기 할 일을 다했으니 나 몰라라 할 것이다. 월급이 깎이는 것도, 연금이 깎이는 것도 아니다. 비난은 판사가 받고, 고통은 제철소에 명줄이 달린 사람이 받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제철소는 변호사 비용을 꽤 많이 지불해야 할 것이다.

도대체 이거 뭐하자는 것인가? 한국 정부, 공무원이 하는 짓을 보고, 대한민국 땅에서 사업할 마음이 생기겠나? 멀쩡한 기업들은 환경 규제, 노동규제, 가격/임금 규제, 조폭화된 노조 노이로제 때문에 이 땅을 떠나려 하고, 외국 기업은 이 땅을 아예 외면하면?

그래도 공무원은 만수무강하겠지만, 구직 시장에 쏟아져 들어오는 이 땅의 젊은이들은 도대체 무얼 먹고 사나? 무슨 희망이 있나? 무슨 수로 연애하고 결혼하고 애 낳고 살겠나?

이 나라 공무원, 노조, 환경단체 등이 기업과 미래 세대를 대하는 자세가 너무나 무지막지하고 무책임하다. 하기야 이런 마인드로 원전을 바라 보니 산업파괴, 고용학살, 경제자살을 초래하는 탈원전 한다고 개수작이겠지만…

◇법원서 무효되는 행정명령 때린 공무원, 인사고과 불이익 받도록해야

마인드를 바꾸고, 영업정지, 조업정지 같은 행정명령 규정을 정비해야 한다. 법원에서 무효가 되는 행정명령을 때린 놈에게는 인사고과에서 불이익을 받도록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공무원의 고용, 임금, 연금, 승진, 보직을 지방의 경제 /고용사정과 연동시켜야 한다. 가능하면 가장 열악한 사람들의 처지와 연동시켜야 한다. 사실 역사적으로 지방자치는 이런 걸 하자는 것이었는데, 한국에서 지방자치는 돈은 지금처럼 중앙정부가 걷어서 일정한 공식에 따라 뿌려주고, 지자체장과 지방공무원이 인사, 조직, 예산 등을 자기들 맘대로 쥐고 흔드는 것으로 생각하니! 참으로 황당하고 답답할 노릇이다.

jayooibo@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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