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석
조우석

취임 3개월 차에 국정수행 지지율 32%를 기록한 윤석열 대통령을 두고 숱한 말이 오간다. 인사, 소통의 문제가 지목되고, 집권당 내홍에서 김건희 여사 리스크까지 두루 언급되는데 그 모두를 무시 못한다. 겸허히 받아들일 건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이게 윤석열 정부의 첫 위기라면, 차제에 본질을 짚어볼 일인데, 새 정부의 외교국방 분야 큰 그림은 일단 옳다. 흔들리던 한미동맹을 재건했고, 한일관계도 정석대로 복원 중이다. 최악이던 군(軍)도 정상화 수순을 밟는 중이라서 평가할 만하다.

경제 침체가 걱정인데, 그걸 이제 막 시작한 윤석열 정부 책임으로 몰 수 없다. 서해 공무원 월북 조작 사건과 탈북자 강제북송에 따른 전 국정원장 박지원·서훈 조사도 마찬가지다. 정치보복이라는 건 터무니 없다. 외려 정권이 바뀌지 않았더라면 꿈도 못 꿀 일이다. 좋다. 이걸 종합하면 60% 이상의 지지율이 나오는 게 정상이 아닐까? 여론조사 민심을 못 믿겠다는 게 아니다. 리더십을 완성시키는 게 팔로워십인데, 거기에 문제가 있다. 즉 좌파정서에 함몰된 한국인 다수는 좌파적 가치와 정책에만 눈먼 박수를 보낸다.

때문에 터무니없이 기울어진 운동장인 대한민국에 대한 전면적 리셋이 필요하다. 또 있다. 현 정국은 뭔가 보이지 않는 손이 어른대고 있고, 그래서 불길하다. 민주당에서 거푸 터져 나오는 윤 대통령 탄핵 불사 발언부터 그렇다. 그게 공포탄일까? 저들이 뭔가 일을 꾸민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 10여 년 광우병 파동과 박근혜 탄핵을 우린 경험하지 않았던가? 며칠 전 바로 그걸 경계하자는 개인 성명을 기독교계 평신도를 대표하는 언론인 출신 김경래(95, 전 경향신문 편집국장) 장로가 발표했던 것도 그 맥락이다.

그는 고(故) 한경직 목사와 함께 기독교1백주년사업을 이끌어왔던 원로인데, 그분 지적대로 대선 패배 직후 좌파는 절치부심했다. 우선 문재인 사법처리를 정치보복으로 몰아 좌절시키고, 새 정부를 식물정권으로 만드는 목표에 일찌감치 시동 걸었다. 북한·중국도 그쪽이다. 섬뜩한 상황에서 우린 뭘 해야 할까? 국정운영의 전면 재조정은 당연하고, 그 이상도 생각하자. 혹시 한국사회를 감도는 전운(戰雲)은 체제전쟁 시즌2의 뚜껑이 열린 건 아닐까? 5년 전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체제전쟁 시즌1이었다면, 지금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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