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메소포타미아, 저 기록의 땅' 전시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에서 국내 최초의 메소포타미아 관련 본격 전시 ‘메소포타미아, 저 기록의 땅’을 오늘부터 개최한다(내년 1월 28일까지). 인류문명의 기원이자 ‘구약의 땅’이기도 한 중근동(中近東)에 대해 알 기회가 늘었다.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에 ‘메소포타미아실’이 마련됐다. ‘메소포타미아, 저 기록의 땅’ 전시가 내년 1월 28일까지 개최된다(입장료 무료).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은 인류 최초로 문자를 사용해 철학·과학을 후대에 전했다. 문명의 기틀을 마련했고 현대사회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나, 국내에선 이집트 문명 등에 비해 조명받지 못한 편이었다. 전시는 전문적 배경 지식 없이도 관람할 수 있도록 문자·인장·종교·초상(미술) 등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1부 ‘문화 혁신’에선 메소포타미아에서 창안된 쐐기문자 점토판 문서 13점과 인장 11점을 선보인다. 작은 점토판에 빼곡히 담긴 고대인들의 희로애락을 생생하게 전하고자 각 점토판의 내용, 해설을 담은 키오스크를 별도로 설치했다. 2부 ‘예술과 정체성’은 왕실 묘에서 발굴된 장신구, 초상 미술, ‘나부쿠두르우쭈르(네부카드네자르) 2세의 명문을 새긴 원통’ 등 개인의 정체성을 표현한 다양한 작품을 만나게 해준다.

3부 ‘제국의 시대’에선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대표하는 두 제국인 신(新)-앗슈르(신-아시리아) 제국(BC 약 911~612년)과 신-바빌리(신-바빌로니아) 제국(BC 약 626~539년)의 대표적인 예술을 다룬다. 정교한 조각 기술로 완성한 ‘조공 행렬에 선 외국인 마부’ ‘강을 건너라고 지시하는 앗슈르 군인’ 등과 함께, 메소포타미아 건축을 통틀어 가장 널리 알려진 이쉬타르 문·행렬 길을 장식했던 ‘사자 벽돌 패널’ 2점이 전시된다.

전시품에 대한 이해를 돕는 영상 네 편도 선보인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국고대근동(近東)학회와 협력해 통상적으로 써 온 지명·인명 대신,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가장 보편적 공용어였던 ‘악카드어(語)’ 발음에 최대한 가깝게 표기했다고 설명했다. 전시 설명이 다음 달 16일부터 주중 하루 2회(13:00, 15:00), 주말 3회(11:00, 13:30, 15:00) 진행된다.

2019년 12월 문을 연 세계문화관 이집트실의 전시 ‘삶, 죽음, 부활의 이야기’가 지난 3월 1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아시아관’을 ‘세계문화관’으로 개편한 이래, 상설전시관에서 이집트에 이어 메소포타미아를 접할 수 있게 됐다. ‘메소포타미아, 저 기록의 땅’은 국내 최초의 본격 메소포타미아 전시회다. ‘구약성서의 땅’이기도 한 중근동(中近東)이 우리 일반시민에게도 보다 가깝게 다가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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