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이재명 당 대표 되면 공천 학살" 주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며 지지자에게 사인해 주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며 지지자에게 사인해 주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민주당) 8·28전당대회를 앞두고 반명(반이재명) 전선 확대가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내 당권주자들이 이재명 의원의 당대표 출마를 막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로 당대표에 출마한 강병원 의원이 21일 경선 컷오프 이전 ‘본선 단일화 공동선언’을 제안한 한편, 설훈 의원은 이 의원 지지자들인 ‘개딸(개혁의 딸)’ 등을 비판하며 분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강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강훈식·김민석·박용진·박주민·설훈·이동학 후보님께 제안드린다"며 "오는 28일, 당 대표 후보 3인을 추리는 컷오프 이전 ‘본선 단일화 공동선언’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누가 본선에 진출해도 1명의 후보로 단일화하고, 단일 후보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자. 아울러 공동선언을 민주당의 미래를 진지하게 숙고하는 논의 테이블로 발전시키자"고 했다.

이는 경선에 도전한 후보 8명 가운데 컷오프로 3명의 후보자가 확정되면 이재명 후보를 제외한 후보 2명이 단일화를 통해 이재명 대 단일후보 전선을 결성하자는 것이다.

설 의원도 이 의원의 출마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개딸’들의 등쌀이 너무 강해 이 의원이 당권을 장악할 시 ‘공천학살’ 등 당내 분란은 물론, 분당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설 의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민주당이란 이름이 무색해지지 않게 모든 사람이 다 얘기할 수 있게 하려면 당을 정말 민주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위 말하는 ‘개딸’(개혁의딸)들, 이재명 의원 지지자들의 등쌀이 너무 강하다. 그래서 쉽게 얘기하기를 꺼리는데, 이런 현상을 타파해야 한다"면서 이를 못막을 경우 ‘공천학살’은 정해진 수순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공천 학살을 할 가능성이 있어 보이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럴 수 있다"며 "이를테면 이 의원 지지자들이 갖고 있는 일반적 입장을 보면 이 의원에 반대하는 견해를 가진 사람을 ‘수박’이라고 하는데, ‘수박들은 다 깨버려야 한다’이런 얘기들을 한다. 그런 입장이 강하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걸 미뤄보면 그런 상황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

설 의원은 "분열의 시각은 공천에서 나온다. ‘공천에 내가 소외될 가능성이 있다. 탈락될 가능성이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말도 못하게 되고, 당이 결국은 찢어지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분당 가능성에 대해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며 "내가 어느 소속에 있다 하더라도 그 부분의 입장만 대변할 게 아니고 이재명 측의 입장도 대변하며 같이 묶어 갈 수 있는 유일한 상대"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의원의 사법리스크에 대해서는 수사를 빨리 처리해 종결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이미 수사를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수사 결과를 빨리 내놓을 수밖에 없다. 이걸 가지고 무슨 계속 시비가 일어나게 할 수는 없는 것이고 수사해 본 결과 아무것도 없다면 없는 대로 처리를 해야 되고, 수사한 결과가 있으면 그만큼 책임져야 된다. 빨리 수사를 종결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중의적 입장으로 이 의원에 대한 사법리스크가 우려가 아닌 현실적 문제로 발생할 경우 여권의 공격으로 당이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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